[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진옥동호(號) 신한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했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진옥동(62) 내정자에 대한 신한금융 대표이사 회장 선임 안건이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다. 진 신임 회장은 향후 3년간 신한금융을 이끌게 된다.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제2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 전 신한은행장을 차기 신한금융 회장으로 선임했다. 진 회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이날 진 회장에 대한 선임 안건은 주총 출석 의결권수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앞서 신한금융 지분 7.96%를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16일 '기업가치 훼손 및 감시의무 소홀'을 이유로 진 회장 선임 안건에 반대의견을 냈지만 주총에서는 큰 반대 없이 선임안이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7월 발생한 라임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해 당시 신한은행장이었던 진 회장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 이번 회장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근무생활 중 절반 가량을 일본에서 보낸 그룹 내 대표 '일본통'으로, 일본계를 포함한 외국인 주주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회장에 최종 선임됐다.
1961년생 전북 임실군 출신인 진 회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한 후 기업은행에 입행해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6년 뒤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 오사카지점에 발령받은 후 오랜 기간 일본에서 경력을 쌓았고 2009년 신한은행의 일본 해외법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이 출범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일본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 신한은행 경영담당 부행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2019년부터 4년간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제4대 신한금융 회장에 오른 진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이다.
이날 주총에서 진 회장은 "주주들과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한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신한과 함께하는 모두의 행복을 위해 주어진 사명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신한금융그룹은 업계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신한의 성장이 주주들의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15개 그룹사 모두 마음을 모아 힘차게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신한금융 주총에서는 지난달 8일 내정된 정상혁 신한은행장에 대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과 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등 8명의 사외이사 유임 안건도 통과됐다.
깜깜이 배당제도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투자자는 신한금융의 배당액이 주총에서 확정되는 것을 확인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배당을 전년 대비 105원 오른 2065원으로 지급하는 안건도 이날 주총에서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