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거금리 하향 안정화·대출금리 인하 등 영향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예대금리차가 전달보다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채 등 준거 금리들이 하향 안정화된 데다 일부 은행이 특판 등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4.28%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13%p 낮아진 수치다.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5.48%p에서 올해 1월 4.72%p로 낮아졌다가 2월 4.90%p로 다시 상승, 3월엔 5.41%p까지 벌어졌었다.
지난달 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가 축소된 것은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3개월·6개월·12개월) 하락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다. 지난 3월 초 3.706%를 기록하던 금융채(무보증·AAA) 3개월물 금리는 지난달엔 3.450% 안팎을 유지했으며, 6개월물과 12개월물도 3월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토스뱅크 측은 "기준금리 하락분이 대출금리에 반영됐고, 정기예금과 적금의 비중 확대가 수신 금리에 반영되면서 예대금리차 갭이 전월 대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뿐 아니라 같은 기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예대금리차도 줄었다. 케이뱅크는 0.22%p 낮아진 1.54%p를, 카카오뱅크는 0.09%p 떨어진 1.12%p를 기록했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예대금리차가 지난해 12월 2.47%p에서 올 1월 2.15%p로 낮아진 후 2월 2.04%p, 3월 1.76%p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들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대출, 신용대출의 금리를 낮춘 것을 예대금리차 축소의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특수성에도 대출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케이뱅크는 지난 3월 말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2%p 인하, 지난달에도 비교적 낮은 금리를 유지했다. 케이뱅크의 4월 취급 평균 금리는 아담대와 신용대출이 각각 3.93%, 6.57%다.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의 금리 상승세가 완만해진 데다 아담대 등 금리인하로 예대금리차가 축소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케이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금리 할인 혜택 형식으로 주담대 특판을 진행했는데, 생애최초 주택 구입 고객과 기존 1년 이상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0.7%p의 금리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부터는 1조5000억원 규모로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판 상품을 출시, 낮은 금리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4월 취급 평균 금리는 주담대가 3.85%, 신용대출이 5.30%로, 타 은행 대비 최저수준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많이 내려가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됐다"면서 "중저신용대출을 공급하고 있음에도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대출금리를 낮게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도 예대금리차 감소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업계에선 이들 3사가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중저신용 고객을 포용하는 과정에서 일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각각 32%, 44%로, 지난해보다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코픽스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있어 당분간은 대부분의 예대금리차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중신용대출 금리를 낮게 가져가는 곳은 얘기가 다르겠지만, 특정 달에 중저신용 고객 등 특정 고객이 몰린다면 예대금리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