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③] 한은 "기준금리 긴축적···인플레·금융불균형 여전"
[통화신용보고서③] 한은 "기준금리 긴축적···인플레·금융불균형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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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긴축 정도 완화···"제약 수준 불분명"
근원물가, 금융불균형 등 잠재리스크 산재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한국은행이 현재 기준금리(연 3.5%) 수준에 대해 중립금리 범위를 소폭 상회하는 긴축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금리 수준에 대해선 올해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것을 근거로 긴축 강도가 상당폭 완화됐다고 추정했다. 또한 금리인상 과정에서 해소하지 못한 근원 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 등 잠재 리스크가 다수 남아있다고 우려했다.

8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현재 통화정책 기조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0.5%에서 3.5%로 3%포인트(p)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4·5월까지 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내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한은은 금융상황지수(FCI)를 통해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과 주가 등 자산가격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조정된 것을 근거로 금융여건이 긴축적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적지표인 유동성(M2 기준)과 신용공급 측면에서는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됐지만, 기업신용은 꾸준히 증가하는 등 제약 정도에 대해서는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 과정에서 마주한 여러 리스크 요인들 중 상당 부분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채 잠재 리스크로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대표적으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기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근원 지표들이 높은 수준에서 하방 경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여기에 그간 지연된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불균형 문제도 지적했다. 주택가격이 여전히 소득수준과 괴리되면서 고평가된 데다, 가계부채 비율도 최근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주택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며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가계대출도 재차 증가함에 따라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환부문도 불안 요소다. 미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거나 국내 통화정책 기조가 조기에 전환될 경우 환율 상승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경상수지 개선이 지연될 경우 성장의 하방 리스크와 외환수급 불균형위험이 높아지면서, 대외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 있다.

이밖에 금융불안의 재연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금융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금리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부동산 금융 관련 신용리스크가 여타 부문 및 시장불안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잠재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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