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들, 은행권에 쓴소리···"손쉬운 이자장사 지양해야"
금융당국 수장들, 은행권에 쓴소리···"손쉬운 이자장사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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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위원장·금감원장-금융지주사 회장단 간담회
4개월간의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TF 결과 공유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오른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오른쪽),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월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5일 금융지주사 회장들과 만나 독과점 산업 특성을 기반으로 한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몰되기보다 경쟁을 기반으로 한 혁신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김익수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참석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TF를 통해 은행 독점체제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할 방안을 마련해왔다. 과제는 △은행권 경쟁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사회공헌 활성화 등 크게 6개로 나눠 논의됐다.

김 위원장은 "이번 TF작업의 핵심은 공정하고 실효성있는 경쟁 도입"이라며 "이런 작업의 근저에는 우리 은행산업이 경쟁이 제한된 산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면서 대한민국 경제 위상에 걸맞는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전하기 위한 변화 노력은 부족하다는 국민의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강조한 김 위원장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할 것"이라며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 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구도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은행업무 중 특정 분야에 전문화하고자 하는 진입 수요가 있고,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이 제시되면 탄력적인 인가 심사를 통해 진입을 적극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은행권 외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것"이라며 "저축은행의 인수·합병을 활성화해 저축은행의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혁신금융서비스 활성화, 업무위탁 범위 확대 등을 통해 금융과 IT 간 협업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나 지금까지 여러 제약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금융지주의 업무범위가 지나치게 한정되고 계열사 간 데이터 활용, 업무위탁도 제한되고 있는데, 조만간 금융지주 규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이날 "이번 개선방안은 그동안 누적돼 온 국민들의 은행권에 대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어떻게 해야 은행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경제의 보다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일종의 종합처방전"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권에 "끊임없는 혁신과 경쟁 없이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비장한 각오로 개선과제 이행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의 디지털화, 플랫폼화 등으로 은행을 둘러싼 경쟁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필요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려는 금융소비자의 니즈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현재의 기득권에 안주한다면 소비자의 외면과 함께 생존기반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혁신과 경쟁의 성과를 국민들과 나눠 갖는 상생금융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금융 확대는 차주의 연체 및 부실예방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효과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고객기반을 넓혀 수익성 및 성장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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