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만 봉"···역대급 세수펑크에도 직장인 근로소득세만 증가
"유리지갑만 봉"···역대급 세수펑크에도 직장인 근로소득세만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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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세수펑크 43.4조···법인세 26.1%↓·양도소득세 53.6%↓
근로소득세, 37조원 '0.27%↑'···비중도 내년 17.8%로 '껑충'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 및 재정대응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역대급 '세수펑크'가 발행한 가운데 직장인이 납부하는 근로소득세만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둔화와 정부의 부자감세로 세수가 쪼그라든 반면, '유리지갑'인 직장인의 세금만 홀로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월별 세목별 세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세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61조원) 대비 16.6%(43조4000억원)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세목은 법인세로 1년 전 보다 26.1%(17조1000억원) 줄었다. 통상 법인세는 경영실적을 토대로 신고‧납부하는 신고분과 법인이 지급받는 이자‧배당 소득 등에 대해 납부하는 원천분으로 나뉜다. 이 중 기업실적 악화의 영향으로 법인세 신고분은 전년 동기 대비 36.3%(19조1000억원) 감소했다.

양도소득세의 감소도 부각됐다. 양도소득세는 1년새 53.6%(11조1000억원)나 급감했다. 이는 전체 소득세 감소분(12조7000억원)의 87%를 차지한다.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2개의 세목만 30조2000억원, 전체 세수결손의 70%에 달한다.

자영업자와 개인사업자 등에 부과되는 종합소득세도 12조400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6.2%(2조4000억원) 감소했다.

이 밖에 부가세는 56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6조1000억원) 줄었다. 자산시장과 연계된 △증여세(-9000억원) △증권거래세(-7000억원) △종합부동산세(-3000억원) 등도 줄줄이 10% 이상 축소됐다.

문제는 모든 세목이 줄줄이 감소한 가운데, 유독 근로소득세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인의 월급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는 37조원으로 전년 동기(36조9000억원) 대비 1000억원 가량 늘었다. 특히 7월에만 5조8000억원이 부과돼 전년 동월(5조5000억원) 대비 2000억원 정도 더 걷혔다.

해당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말 근로소득세는 작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경기악화와 감세 영향으로 법인세·양도세·종합소득세 등이 모두 줄어든 반면, 급여내역이 투명해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직장인들의 세금만 홀로 증가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와 내년 근로소득세의 나홀로 증가세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다. 올해 세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근로소득세만 증가한 가운데, 내년 법인세 등 정부의 감세정책 영향이 본격적으로 세수에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세 비중이 더욱 확대되는 셈이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을 올해 예산 대비 6.3%(33조1000억원) 감소한 367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는데, 이 중 근로소득세는 올해 예산 대비 2.4%(1조5000억원) 늘어난 62조1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로‧자녀장려금 3조5000억원을 포함하면 정부는 내년 실제 근로소득세가 65조원 이상 걷힌다고 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세 대비 근로소득세 비중은 17.8%까지 상승하게 된다. 반면 올해 기업실적 악화로 내년 법인세는 77조7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017년 22.5%에서 내년에는 21.1%로 줄게 된다.

고용진 의원은 "경기악화와 감세 영향으로 법인세, 양도세, 부가세 등 세수가 줄줄이 축소됐는데, 유리지갑인 직장인이 낸 세금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가 증가해 세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막대한 세수펑크로 세수만 축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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