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3년 내 국내 최초 리걸테크(법률 서비스 기술)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한화 약 1조3600억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에 등극하겠다고 전했다.

김본환 로앤컴퍼니 대표는 4일 '법무부 변호사징계위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로톡과 빅케이스를 출발점으로 리걸테크 산업 분야에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일본 리걸 테크 선도 그룹인 벤고시닷컴과 로톡의 출시 1년차 주요 KPI(성과 지표)를 비교하면 우리가 더 앞서던 상황"이라며 "그간 여러 분쟁과 규제에 발목잡혀 성장이 늦어졌지만, 관련 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일본 1등 플랫폼의 1/3 정도는 따라갈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유니콘이라는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리스크가 해소된 후 복귀하기 위해 휴면 회원으로 전환한 변호사 분들을 감안하면 올해 내 변호사 회원 수 3000명을 회복할 거라 믿는다"며 "해외 다양한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성장 로드맵 중 한국에 가장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적용하면 의뢰인들과 변호사 모두에게 도움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6일 변호사 징계위원회를 열고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이 제기한 변협 징계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고 이들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그간 로톡은 지난 2014년부터 변협과 변호사 광고 규정을 둘러싸고 약 9년간 갈등을 지속해왔다. 당시 변협은 변호인과 의뢰인을 연결하는 로톡의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검찰에 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추가 고발에도 로톡이 무혐의 처분을 받자 변협은 변호사 광고 규정을 개정하고 지난 7월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123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며 로톡에 △'변호사 연결' 등 문구 사용 자제 △기존 최대 2750만원이던 광고비 구간 축소 △외부 링크 허용 등 올바른 법률 플랫폼 운영을 위한 13개 개선 사항을 요청했다.

로톡은 법무부가 요청한 개선 사항에 대해 빠른 시일 내 검토 후 성실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는 "징계위원회에서 개선방안으로 지적된 부분들은 법률적, 현실적, 물리적으로 크게 복잡하거나 장애 사유가 있는 것들이 아니다"며 "자체적으로 빠른 시일 내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부분이고, 로톡의 기존·신규 변호사 모두 문제없이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결정으로 로톡과 변협 사이 갈등이 일단락된 만큼 업계는 이번 판결이 기존 기업과의 갈등과 정부의 플랫폼 규제 등에 시름하는 스타트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9년 혁신 서비스로 주목받던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의 운영사 VCNC는 택시 업계와의 갈등과 이에 따른 정부의 규제로 인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 역시 의료계와의 마찰과 규제로 고사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엄 이사는 "이번 징계 취소에 '스타트업이 기성 기업을 이긴 첫 케이스'라는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데, 보다 모범적인 운영을 통해 규제 해소 시 얼마나 많은 혁신이 국민에게 돌아갈 지를 증명하고 싶다"며 "아직까지 규제로 신음하고 있는 기업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규제를 해소한 모습이 그들에게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로톡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와 리걸 테크의 결합에 집중하고 내년 초 관련 신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기순 로톡 법률 AI 소장은 "로톡은 지난 2019년부터 법률 AI 연구소를 설립해 적용 노력을 해왔다"며 "자체 구축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통해 법률 특화 LLM을 구축하고 변호사의 업무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일반인 대상 서비스도 내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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