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독주에···'수수료 공짜' 등 고육지책 짜내는 가상자산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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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수수료 무료 정책' 강수···지난 10일 MS 30% '터치'
거래소들 상반기 신규상장 '169건'···작년 하반기比 95건↑
회원가입·로그인 방식 개편···보안·편의성 높이려는 작업도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을 유치하려는 업권 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점진적으로 추진하던 수수료 무료 정책에 대해 '전면 무료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타 거래소들도 일정 거래소 쏠림 현상을 깨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거래지원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실시 중이다. 거래 수수료는 기존 0.04~0.25% 수준에서 0%로 변경되는 가상자산은 원화 마켓 241종과 BTC 마켓 24종 등 총 265종이다. 빗썸은 이번 수수료 무료 정책 종료 기간을 정해두지 않았다.

거래 수수료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요 수익원이다. 그럼에도 빗썸이 수수료 무료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중개 수수료를 포기하더라도 일단 이용자를 확보, 시장 점유율(MS)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빗썸은 이용자 유입을 끌어올리고자 지난 8월 원화마켓에서 거래를 지원하는 일부 가상자산에 대해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런 전략이 유동성 공급을 늘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는 게 빗썸 측 설명이다. 업비트 1강 체제를 깨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정책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코인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9시30분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업비트가 1조3930억원(79.4%)으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빗썸도 3386억원(19.3%)을 기록, 이전에 비해 점유율을 끌어올린 상태다. 전날엔 빗썸 점유율이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코인원과 코빗은 각각 195억원, 22억원으로 1%안팎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빗썸은 점유율을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까지 당분간 현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래 수수료 무료 외에도 앱 편의성 개선 등 이용자 사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개편 작업도 진행하겠단 계획이다.

빗썸 관계자는 "전날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며 "시장 점유율 간극을 좁히기 위해 당분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할 계획으로, 이용자 사용성을 강화하는 등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거래소 쏠림 현상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신규 상장 등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 거래지원이 169건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95건 증가하는 등 눈에 띄게 늘었는데, 점유율 경쟁을 위해 신규 상장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빗썸은 올 상반기에만 77개의 코인을 신규 상장했으며 이어 업비트 16개, 코인원 15개, 코빗 6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개별 거래소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보안·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회원가입·로그인 방식 개편에 나선 것도 이런 조치의 일환이다. 코인원은 지난 8월 자사 추가채널 인증에 '네이버 간편인증'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서비스 중인 OTP 인증, 카카오 간편인증에 더해 새로운 수단을 추가함으로써 보안과 간편함을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코빗 역시 최근 로그인과 회원가입 방식을 비밀번호가 필요 없는 패스워드리스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고객들은 별도 프로그램이나 앱 설치 없이 본인인증으로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로그인을 위한 아이디나 복잡한 패스워드를 쓰지 않아도 웹에서는 QR코드 스캔, 휴대폰 앱에서는 고객이 설정한 6자리 간편비밀번호 또는 페이스 아이디(Face ID)나 지문으로 코빗에 접속할 수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T아이디·애플 ID 등 소셜 계정 연동을 통한 로그인 방식도 중단했다. 휴대폰 또는 신한인증서를 이용한 본인인증 방식으로 변경해 인증 수단 소유 여부와 본인인증을 위한 개인정보 모두 충족해야 로그인할 수 있도록 보안 수준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최근 지속된 불경기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 등은 출혈이 클 수 있지만, 점유율 확보도 중요한 과제인 만큼 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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