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부회장이 뜬다"···김동관·정기선 광폭행보에 승계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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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D현대 '절친' 나란히 부회장 승진 경영 전면 등장
에너지·화학·조선 등 경쟁 불가피···"선의의 라이벌 기대"
상속세 재원 마련 관건···주력 계열사 상장 추진할 듯
재계 3·4세 경영 승계 속도···SK·롯데·CJ·LS 후계자 주목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각 사)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김수현 기자] 재계에 1980년대생 재벌3세 부회장이 등장하면서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조선, 에너지 등 동종업계에서 등장한 1980년대생 부회장은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도록 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사내이사 중 최연소에 속하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최근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선대 회장인 김승연 한화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나이를 고려해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재계에서도 유명한 절친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와 HD현대의 사업 영역에서 에너지와 화학, 조선업 등 일부 영역이 겹치는 만큼 앞으로 재계의 대표적인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한화 부스를 찾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이 관계자로부터 항공기 엔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한화 부스를 찾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이 관계자로부터 항공기 엔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 '최연소 사내이사' 김동관 부회장, 그룹 주력사업·미래먹거리 책임

1980년대생 부회장에 먼저 이름을 올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형제 중 장남인 김 부회장은 2011년 한화솔라원(現 한화큐셀) 기획실 차장으로 사업부서 업무를 시작해 한화큐셀 영업담당실장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1월에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을 맡았고 같은 해 10월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를 맡은 뒤 2년 뒤인 2022년 8월 한화솔루션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 부회장은 두 동생들과 달리 그룹의 주력 사업을 맡으며 일찌감치 재계에서 그룹 후계자로 거론됐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는 금융·핀테크 사업을 전담하고 있고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유통·관광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아버지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그룹의 대표자로 대외업무를 맡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고 7월에도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한화솔루션은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한화솔루션은 매출 13조6539억원, 영업익 966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 27%, 영업익 30% 늘어난 수준이다. 한화그룹 내에서 한화솔루션의 매출 비중은 20%에 이르며 영업이익은 40%가 넘는다. 

특히 태양광 사업은 2021년 원재료비 상승과 물류비 부담으로 3285억원 영업손실을 봤음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역대 최대 실적까지 거뒀다. 

또 올해 초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2024년까지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한다. '솔라허브' 구축이 완료되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8.4GW까지 늘어난다. 이는 북미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으로 미국 내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함께 수소도 미래 먹거리로 지목했다. 2020년 12월 인수한 미국 고압탱크회사 시마론을 통해 수소 시장 및 운송 사업에 진출했고, 한화임팩트를 통해서는 2021년 초 글로벌 수소가스터빈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PSM과 토마센에너지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외에 조선업도 한화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現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3분기에 4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부채 비율도 400%까지 줄였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6월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해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통해 한화오션을 글로벌 해양·에너지 선도 기업으로 키워 나가자"라고 말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CES2022에서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한 CES2022에서 미래비전인 Future Builder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 정기선 부회장, 그룹 내 주력 계열사 전담

1982년생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2021년 사장 승진 후 2년만인 지난 10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로 입사해 그해 다시 스탠퍼드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 업체서 2년간 근무 후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돌아왔다. 2014년에는 상무로 승진한 후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거쳐 입사 12년만에 부회장까지 올랐다.

정 부회장은 선박영업과 미래기술연구원에 근무하며 기술과 미래 전략개발에 앞장섰다. 2016년에는 정 부회장의 전두지휘 하에 선박 개조,보수 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출범되기도 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사장이 그룹 경영에 참여한 첫 출발지다. 

정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재직하며 HD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출범 첫 해 매출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HD현대의 매출액은 13조7232억원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 중간지주사로 연결기준 매출액 5조112억원을 기록하며 지주사의 전체 매출 중 35.8%을 차지했다. 이는 HD현대오일뱅크(41.6%) 다음 높은 수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대량수주에 성공했다. 신조선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양호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량수주를 확보함에 따라 저선가 수주물량이 소진되면 실적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카타르 LNG선 물량에 HD현대중공업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주목했다. 카타르 2차 LNG 운반선 17척은 척당 약 2억3000만달러로 신조선가 대비 약 13% 낮은 수준이지만, 반복건조 효과로 충분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HD한국조선해양은 태양광 모듈을 전담으로 하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자회사로 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전담조직에서 시작했다. 

한화큐셀과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각각 셀과 모듈 부문에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큐셀이 북미 주거용 태양광 점유율 1위에 오르며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격차를 벌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국내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누리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중국의 가격 공세에 밀려 크게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정 부회장에게도 태양광 사업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 現 회장 나이 고려해 경영승계 속도···상속세 재원 마련 숙제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과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나이 등을 고려해 경영승계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과 정 총수는 재계 서열 20위권 내 기업들 중 70대 동일인에 속한다. 이는 80세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나 정창전 중흥 회장 다음으로 고령이다. 

구광모 LG 회장이나 조원태 한진 회장 등 40대 회장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젊은 감각의 총수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김 부회장이나 정 부회장 모두 수천억원대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만큼 재원 마련이 절실하다. 한화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의 상장을, HD현대는 HD현대오일뱅크 재상장과 고배당 정책 등을 추진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들 외에도 80년대생 후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1986년생)와 이재현 CJ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 경영리더(1985년생)가 대표적이다. 이재현 회장의 차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1990년생)도 후계자로 언급되고 있다. 

특히 구동휘 LS일렉트릭 부사장(1982년생)과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1981년생)은 앞으로 부회장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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