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3.75%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가시적 둔화세를 보일 때까지 현재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시장 내 금리 인하 기대감을 일축했다.
30일 이 총재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을 고려하자는 금통위원이 2명, 상향된 물가 경로와 비용 부담 전가 등을 고려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위원이 4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동결결정에 대해서는 만장일치였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부채의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데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수정된 경제·물가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4%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2.1%로 제시하며, 지난 8월 전망(2.2%) 대비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국내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내년은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긴축 장기화의 파급영향, 지정학적 리스크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6%, 내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과 비교해 0.1%p, 0.2%p씩 상향된 수치다. 세부적으로 올해 11~12월 중 3%대 초중반, 내년 상반기 중 3% 내외로 점차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수요압력 약화와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 하락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높아진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이라며 "향후 물가경로는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도 강하게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금통위 당시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던 금통위원 1명이 해당 의견을 철회했다고 밝히며,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며 "다만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부문과 지역에 대해 미시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