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1주일] 엔씨소프트 'TL', 好不好 '극과극'···"개선 여지 충분"
[출시 1주일] 엔씨소프트 'TL', 好不好 '극과극'···"개선 여지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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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전투·이동, 과거 MMORPG 향수···맹독성 BM도 제거
산만하고 몰입감 떨어지는 스토리텔링···플레이 동력 부족
(사진=쓰론 앤 리버티 캡처)
(사진=쓰론 앤 리버티 캡처)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엔씨소프트의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가 지난 7일 출시된지 약 1주일이 지났다. 

유저들의 반응은 미묘하다. 다만 신규 유저와 '리니지' 시리즈를 플레이하다 넘어온 중장년층의 니즈를 모두 잡으려다 실패한 '개고기 탕후루'로 비유한 비판까지 쏟아지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의견을 전체 여론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게임이 주는 재미에 공감하는 유저들도 많기 때문이다.

아무튼 커뮤니티 등에서는 게임의 호불호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왜 그럴까. 기자가 직접 체험해봤다.

◆ 엔씨의 강력한 변화 의지···"리니지와는 다르다"

서비스 공개 당시부터 TL에 제기되던 가장 큰 우려는 '또 리니지인가'였다. 최근 범람하는 '리니지라이크'로 인해 유저들의 피로도가 극심해진 상황에서, 더 이상 과금 중심의 빠른 성장과 대규모 전투 일변도의 게임이 시장의 관심을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 엔씨도 리니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숱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과연 이번 TL은 이러한 엔씨의 변화 의지를 담아내는 데 성공했을까.

지난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CBT) 당시에는 자동 전투·이동 시스템이 남은 데다, 공격 중 이동도 불가능해 모바일 리니지를 PC에 그대로 옮겨놨다는 인상이 깊었다. 다만 정식 오픈 후에는 모든 플레이가 수동으로 이뤄졌고, 액션의 폭이 넓어진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과거 MMORPG 전성기 시절의 향수마저 느껴졌다.

전용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게임패드 플레이 역시 인상깊었다. 키보드에 비해 UI 시인성과 조작감이 늘었고, 패드를 이용하는 손맛도 확연히 느껴졌다. 키보드를 기반으로 패드조작을 억지로 우겨넣은 여타 MMORPG와 비교하면 이 정도 최적화는 칭찬할 만 하다. 키보드 조작 시 자칫 단조로움을 유발하는 적은 스킬 갯수도 패드 이용 시에는 오히려 쾌적함으로 다가왔다. 다만 채팅 등을 위해 키보드나 마우스를 조작하는 경우 곧바로 UI가 변경되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타이밍을 맞춰 반격하는 '패링' 시스템도 기존 액션 콘솔게임만큼은 아니지만, 스킬 쿨타임창을 확인하며 동시에 공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더했다.

물론 이러한 점들이 전투의 재미를 극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공격은 단조롭고, 몰이 사냥도 불가능한 편에 가깝다. 활용할 수 있는 스킬의 갯수와 연계, 개성도 여전히 PC게임보다는 모바일 게임에 가까운 수준이다. 대규모 PvP(유저 간 전투)가 이뤄지는 전쟁 콘텐츠에는 적합하지만, 사냥이나 던전 등을 주로 플레이하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이번 TL이 기존 리니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엔씨가 '덜어냈다'고 자신한 BM(비즈니스 모델)도 마찬가지다. 특정 과제를 통해 보상을 얻는 '배틀패스'를 제외하면 성장이나 상위 장비·스킬 입수에 필요한 유료 재화는 없는 수준에 가깝다.

장비·변신 등 수집 도감에 대한 보상도 스텟 등 게임의 밸런스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기존 월정액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구조로, 오히려 "이걸로 돈을 어떻게 벌어?"라는 걱정까지 나올 수준이다.

쓰론 앤 리버티 게임패드 UI (사진=쓰론 앤 리버티 캡처)

◆시스템은 합격···문제는 부족한 플레이 동력

TL이 리니지를 포함한 기존 '리니지라이크'와 차별점을 둔다는 점은 이해했다. 그렇다면 TL은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유저들에게 혹평을 받고 있을까. 플레이 중 가장 크게 느낀 인상은, 게임에 몰입하고 플레이를 지속하도록 하는 동력이 없다는 점이다.

게임의 몰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단연 스토리다. 매력적인 내러티브는 퀘스트를 '성장에 필요한 노동'가 아닌 '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성장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플레이어가 게임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출시 후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글로벌 PC MMORPG 이용자 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WOW와 어깨를 견주는 파이널판타지14 역시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탄탄한 코어팬을 형성하고 있으며 로스트아크,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국내 MMORPG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게임들도 저마다 자신만의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TL은 어떤가. 이문섭 게임디자인 디렉터(DD)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저에게 억지로 세계관을 주입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 플레이 경험은 이러한 발언이 무색할 정도로 스토리에 대한 몰입이 크게 떨어졌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 바로 오크 부대와 전투에 들어서고, NPC(논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은 자신들만 아는 세계관의 고유명사를 쏟아내며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퀘스트 중간마다 삽입된 컷신과 이동 과정의 지루함을 달래는 배경 퀄리티는 뛰어나지만, 상기된 문제들은 플레이어를 게임 내부 인물들과 단절시키고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왜?"라는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 순간이동석 등 게임의 아이템과 시스템까지 메인 스토리에서 해결하고, 정작 중요한 상황 묘사는 이파리식으로 여기저기 흩어놓다 보니 이야기가 더욱 산만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게임에서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유저들도 많다. 다만 해당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스토리를 몰입하지 않고도 플레이 자체에 매력을 느끼도록 해야하는데, 현재로서는 전투의 재미나 성장 과정에서의 콘텐츠도 부족한 상황이다.

안종옥 PD는 TL이 '만렙부터 시작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했지만, 최종 콘텐츠가 아무리 재미있더라도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지루하다면 이는 유저들의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레벨을 올리는 방법이 사실상 퀘스트 해결 뿐인데, 이런 문제로 유저들이 성장을 단순 노동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퀘스트 중간에 등장하는 컷신. (사진=쓰론 앤 리버티 캡처)
퀘스트 중간에 등장하는 컷신. (사진=쓰론 앤 리버티 캡처)

◆부족하지만 개선 여지는 충분···변화한 TL의 모습 기대

TL은 엔씨가 그간 지적받던 부분을 덜어내고, 잘하던 것을 잘 해낸 게임이다. 리니지 시리즈가 악명을 떨치도록 만든 맹독성 과금은 사라졌고, 컷신과 그래픽은 최신 PC MMORPG에 걸맞게 훌륭했다. 게임의 뼈대 자체는 '개고기 탕후루'와 같은 비판을 듣기에 충분히 잘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아쉬운 점은 그간 지적받던 문제점을 수정하고 빼는 데 집중한 나머지, 게임이 뼈대'만' 남았다는 것이다. 과거 전성기 시절의 MMORPG 문법을 충실히 따라갔지만, 비워낸 자리를 미처 다 채우지 못해 플레이 경험이 밋밋해졌다는 인상이다. 미니멀리즘으로 바라보기에는 엔씨가 11년간 약 1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한 대작이 아닌가.

그럼에도 기본적인 뼈대가 잘 갖춰진 만큼, TL을 마냥 '실패작'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개선의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잘 짜인 세계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단순 퀘스트 외 다양한 콘텐츠로 각자의 재미에 맞는 성장 루트를 확보한다면 소위 '갓겜'으로 불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엔씨가 유저 신뢰를 되찾기 위한 변화 의지를 설득하기에는 TL의 현재 모습에 부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TL을 통해 이러한 의지를 확실하게 내비쳤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엔씨가 지난 13일 성장 과정의 스트레스 완화와 UI 시인성 개선 등 업데이트에 나서며 개선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TL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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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3-12-19 08:22:16
ㅋㅋ ㅈㄹ을 한다 도경아

2ㅑ2ㅑㅑ 2023-12-15 21:01:08
Nc는 언제 돌변할지 모름 애초에 안하는게 답
문양 사태에서부터 소통따위하지 않음

소소 2023-12-15 19:31:38
그냥 쓰 레.기 겜.

희대의간지남 2023-12-15 18:06:25
아니 쓰래기 개선해봐야 쓰래기임

ㅇㅇ 2023-12-15 13:08:59
결국 개고기는 개고기임

아무리 맛과 향을 개선시키고

신메뉴를 만들어 낼지언정 개고기임

틀딱들만 먹고 요즘새대들은 극도로 꺼려하는 개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