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수주액 1000조원 돌파
조선업, 친환경 고선가 수주 증가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내년 출시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막을 내린다. 고금리·고물가 여파 등 새해도 쉽지않은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서울파이낸스 기자들은 경제금융 부문에서 그나마 희망을 주고 새해 전망을 밝게 할 올해 희망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편집자 주
1. 14개월 만에 반등한 수출···반도체 회복세 '뚜렷'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던 국내 수출이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국내 상품수출액이 570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오름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수입 낙폭이 수출보다 큰 '불황형 흑자'에서도 벗어난 것이다.
11월 수출 역시 7.7% 증가하며 두달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는데, 16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반도체 수출이 견인했다는 평이다.
경기회복세도 가시화됐다. 정부는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과 수출 회복, 고용 개선 흐름 등을 근거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내년 1분기 전망도 개선됐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2.3%로 상향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물가 등 민생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2. “車가 먹여 살렸다”···현대차·기아 역대 최대 수출 실적
자동차산업은 부품 제조와 완성차 조립, 판매, 정비, 할부 금융, 보험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전후방산업에 대한 파급 효과와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종합산업이다. 국내에서 해당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최근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해외 시장 적극 개척을 통해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현대차·기아의 노력을 치하하고자 지난 5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제60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각각 300억불 수출의 탑과 200억불 수출의 탑을 수여하기도 했다. 양사의 수출액은 올해 수출의 탑 수상 1700여 기업 가운데 1, 2위에 해당한다. 이번 수상은 현대차가 200억불 수출의 탑, 기아가 1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2012년 이후 11년만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수출액은 2022년 7월 1일~2023년 6월 30일 기준 310억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 29.6% 증가한 수치다. 같은 시기 기아 수출액은 235억달러로 30.7%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1976년 에콰도르에 국산차 수출의 효시 중 하나인 포니를 5대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자동차산업이 우리나라 대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써 왔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0대 수출 품목 중 자동차는 2위, 자동차 부품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기여도도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자동차산업은 48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293억달러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고용 면에서도 국가 경제 기여도는 높다. 고용 인원은 약 33만명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294만명의 11.2%에 달한다. 직접 고용뿐 아니라 다양한 전후방 산업까지 합하면 약 1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평균 임금 역시 제조업 평균의 약 12%를 상회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3. '고금리 터널' 끝 보인다
길고 길었던 통화긴축의 끝이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폭등한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초고강도 긴축을 단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시인한 것이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의 둔화와 고용 등 경기전망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을 뿐 아니라 이미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히는 등 시장 예상보다 훨씬 완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다.
현재 시장은 오는 3월쯤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는 등 내년 한 해 동안 6차례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직후 견고했던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는 급락했으며, 뉴욕증시 내 주요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 내 투자심리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아직까지 금리인하 논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은데다, 가계부채 확대 등의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다,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 최소 13년치 일감 챙겼다...K배터리 3사, 수주액 1000조원 돌파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수주 잔액이 775조원, 올해 연말 수주 잔액은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배터리 3사의 최소 13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앞으로 13년동안 배터리 기업들은 일감이 끊길 일이 없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한 차례 꺾이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수주는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의 상반기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위, SK온이 4위, 삼성SDI가 5위로 3사 모두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국 외 지역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영향력을 갖추는 게 장기적인 생존 대안인 만큼 중국 기업을 견제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중국 CATL은 매출액 기준 세계 배터리 점유율 28.5%로 2위 LG에너지솔루션(16.2%)보다 10% 이상 앞서있다.
5. ‘제2 중동 붐’ 사우디 네옴시티 수주 총력전 기대감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한 가운데 건설되는 네옴시티는 우리 기업들에게 '제2의 중동 붐'을 가져왔다. 총 공사비 1조달러(약 1300조원) 규모의 네옴시티는 건설과 로봇, IT, 통신, 에너지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모두 관심을 가질만한 사업이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네옴시티 참여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빈 살만 왕세자 외에 사우디 정부 각료들도 한국을 방문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특히 사우디에서는 한국의 IT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1년새 네이버 사옥인 1784를 총 9차례 방문했으며 그 결과 네이버는 1000억원 규모의 사우디 디지털 트윈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6. ‘위기를 기회로’ 조선 빅3, 3분기 흑자 전환
올해 3분기 국내 '빅3' 조선사(삼성중공업·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가 고선가 건조 물량 확대에 따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해상운송 물동량 감소로 선박 수출량이 급감하는 등 '불황의 10년'을 보냈다. 그러나 국제해사기구(IMO)가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선박 운항 제한을 하는 등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국내 조선사들은 3분기 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75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2조555억원으로 44.7% 증가했다. 한화오션 역시 같은 기간 7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대우조선해양에서 통합 출범한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1조91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95.3% 늘었다. HD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6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3.5% 감소했으나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일부 계열사의 실적 저조와 지난해 러시아 수주물량의 인도 대금에 따른 역 기저효과 때문에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7. "챗GPT 뛰어넘고 엔비디아 위협"···토종 AI 스타트업 두각
챗GPT로부터 시작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올 한해 글로벌 IT 시장을 강타했다. 국내에사도 네이버 등 대기업들이 AI 패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글로벌 성과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AI 챗봇 서비스 '아숙업(AskUp)'을 개발한 업스테이지는 이달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가 주관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평가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GPT-3.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로부터 'GS 인증' 1등급을 획득한 웨인힐스의 텍스트 영상 자동 변환(TTV) 서비스 'STV 2.0'은 지난 4월 미국 최고 권위 발명 시상식인 '2023 에디슨 어워드'에서도 동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리벨리온이 지난 4월 개발한 AI 반도체 'NPU(신경망처리장치) 아톰'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T4'·'AI' 제품보다 처리 속도 면에서 각각 1.4배·2배 빠른 것이 머신러닝 퍼포먼스를 통해 밝혀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 세계 스타트업이 고전하고 있는 데다, AI 시장을 해외 공룡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 이들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단기간의 '자회자찬'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유망 스타트업이 가치사슬에 참여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8. '화장품 1번지' 서울 명동 부활 기지개
침체됐던 명동거리가 엔데믹을 맞아 관광객들로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3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158.3% 늘었다. 올해 들어 월 최대 기록이다. 국적별로 보면 일본(25만5000명)이 가장 많고 이어 중국(24만9000명), 미국(11만6000명), 대만(9만7000명), 태국(4만6000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명품과 고가 화장품을 주로 쇼핑하던 기존 관광객들보다 K콘텐츠를 체험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늘며 쇼핑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만화 캐릭터나 K팝 아티스트와 협업한 제품, K뷰티 제품들을 구매하고 SNS가 성장하면서 여행할 때 관광 명소에서 셀카를 찍어 업로드 할 수 있는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명동 상권이 살아나면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꼽히는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의 내년 공시지가(㎡당 1억7540만원)도 올해보다 0.7% 오르며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9. 바다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 건설사들···'해상 풍력' 가속화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주요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차세대 미래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는 해상풍력 관련 기술과 인프라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등은 그룹사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 포트폴리오에 맞춰 해상풍력 시장 확장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그룹에선 수소차 생산과 관련 청정에너지 생산과 공급을 현대건설이 책임지고 있고, SK그룹은 몇 년 전 계열사들의 사명까지 바꾸며 '환경' 요소를 추가해 '친환경 드라이브'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해상 풍력 발전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은 해상 풍력이 플랜트 사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건설사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설계·구매·시공(EPC) 기술을 발휘해 설비 구축에 용이한 사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 외에도 포스코이앤씨, 한화건설, 대우건설 등도 각각 울산항, 신안, 인천 굴업도 등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건설을 준비중이다.
10. '내 집 마련'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출시
정부가 내년 2월부터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을 출시한다.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예금 이자를 더 얹어주고, 청약에 당첨되면 2%대 저금리 주택담보대출도 내주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이 통장은 만 34세 이하 무주택자 청년들이 가입할 수 있다. 현행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대비 가입요건이 완화된 것은 물론, 이자율을 최대 4.3%에서 4.5%로 높였다. 납입한도도 최대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어난다. 청년들의 자산형성을 뒷받침하면서 청약기회도 제공하겠단 목적이다.
여기에 이 통장으로 청약 당첨된 청년에게는 전용대출인 '청년 주택드림 대출'을 통해 분양가의 80%까지 최저 2.2% 금리로 대출을 내준다. 대출 소득조건은 미혼 연 7000만원 이하, 기혼일 경우 1억원 이하다.
분양가 6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청약, 대출 진행 후 결혼과 출산 조건이 맞으면 대출금리가 최저 1.5%까지 낮아진다.
[정리=서울파이낸스 기획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