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신년사 키워드 '상생·혁신'···은행권 '고객·신뢰'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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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불확실성 확대" 한목소리로 우려
효율성 제고 차원 '조직 슬림화' 단행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올해 경영 키워드로 일제히 '상생금융'과 '조직혁신'을 꼽았다. 지난해 고금리로 차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은행권은 '이자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내 비판을 받은 만큼 올해 상생금융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경쟁 격화, PF리스크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존의 영업방식을 답습하기보다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끌여올려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자 '조직 슬림화(축소)'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2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회장들은 이날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핵심 경영과제로 '상생금융'을 꼽았다. 이들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상생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KB고객의 범주에 '사회'를 포함해 KB-고객-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기존 지주·은행의 ESG 본부를 'ESG 상생 본부'로 확대·개편하는 한편, '대고객 상품 판매 철학·원칙 태스크포스팀(TFT)'과 '투자상품관리부(은행 산하)' 등을 신설한 바 있다.

'고객중심' 가치를 강조해온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두의 가치를 높이고자 힘쓰는 기업만이 오랫동안 지속가능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와 이웃, 함께하는 모두와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상생의 가치를 지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신한은행은 이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3067억원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선보였다. 지난해 12월 21일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2조+α' 규모 민생금융지원방안의 세부 실행계획으로, 신한은행은 오는 3월까지 이자 캐시백을 신속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 26만명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기존 상생금융기획실과 사회공헌부를 통합해 상생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 부서는 은행과 그룹의 상생금융 활동을 지원하고 실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현재의 금리산정체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금리 상승은 우리의 결정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켰다"면서 "가산금리 비용과 원가를 산정함에 있어 신용등급 체계는 적정한지, 우량 신용정보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확보한 정보는 제대로 활용했는지, 금리 감면요청 전에 선제적인 제안은 할 수 없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하나금융도 지난달 그룹 ESG부문 산하에 상생금융지원 전담팀을 신설하고, 하나은행은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금융그룹 회장들은 조직혁신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끌여올려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가계부채 누증,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혁신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 리스크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진옥동 회장은 "관행의 틀,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며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리스크 관리 강화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금융업 존재의 근간인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위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은행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고객중심·신뢰'에 방점을 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넘버원(No.1) 디지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KB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라며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 퍼스트(First) KB'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중심'을 넘어 '고객몰입'이란 단어를 제시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신한의 최우선 가치인 '고객'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라며 "고객의 자산과 경험 모두를 아우르는 분석에 기반해 최적의 솔루션을 만드는 일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전문성·효율성 중심의 경영체질 개선을 약속하며 "기업금융과 개인금융, 글로벌 등 우리가 가진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통신, 여행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한 신시장 개척과 신탁, IB 등 비이자 사업 확대로 미래 성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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