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확대에 집중···알파벳 노조 등, 구조조정에 비판 목소리도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연초 구글, 아마존, 유니티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고도화와 관련 사업 확대에 IT 업계의 고용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16일(현지시간) 광고 영업팀 직원 수백명을 해고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구글 대변인이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램과 픽셀, 핏빗 등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팀 직원 등을 해고하겠다 밝힌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추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월 전체 정규직 직원의 6%에 해당하는 약 1만200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채용 조직과 뉴스 부서를 대상으로 정리 해고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해 약 2만7000명을 해고한 아마존은 자회사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댄 클랜시 트위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직원 메일을 통해 5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밝혔다. 이는 트위치 전체 직원의 35% 수준이다.
또 마이크 홉킨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및 MGM스튜디오 총괄 책임자는 같은 날 직원 공지를 통해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투자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하다"며 "두 조직에서 수백 개 직책을 없앨 것"이라고 했다.
게임 개발 엔진 기업 '유니티' 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디스코드' 등 게임 서비스 관련 IT 기업들 역시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유니티는 연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한 서류를 통해 1분기 내 전체 직원 25%인 1800여 명의 직워을 해고하기로 밝혔다. 또 제이슨 시트론 디스코드 CEO는 이달 전체 직원의 17%에 해당하는 약 170명의 인원을 해고한다고 전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정리해고 바람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IT업계 감원을 집계하는 '레이오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IT 기업 1183곳에서 26만1997명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에 비해 58.8%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2주간 7500명 이상의 직원의 회사를 떠난 것으로 밝혀지며 IT 고용시장의 찬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IT 기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당시 과잉 채용에 대한 정상화와 함께 기업들이 AI 투자를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 기간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며 디지털 서비스 수요가 급증했으나, 엔데믹 이후 관련 제한 조치들이 풀리고 경기 악화로 인한 고용 시장 불안정이 겹치며 기업들이 잇따라 직원 감축에 나선 것이다.
레이오프 사이트를 개설한 로저 리는 "많은 테크 회사가 여전히 팬데믹 때 과도한 채용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 역시 직원 감축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구글은 최근 잇따른 정리해고와 관련해 "효율성 등을 위한 사업 우선순위에 투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으며, 홉킨스 프라임 비디오 총괄은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비오 드루인 유니티 부사장은 올해 게임 개발에 가장 기초적인 작업들을 AI로 단순·가속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