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 흥행에 XR 경쟁 앞당겨질 듯···부품업계 '활짝'
비전 프로 흥행에 XR 경쟁 앞당겨질 듯···부품업계 '활짝'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출하량 50~60만대 예상···XR 헤드셋 인기 주도
3D 센싱 모듈·P-OLED 공급 업체, 4Q 실적 회복 발판
'XR 동맹' 삼성·구글·퀄컴, 6월 XR 헤드셋 출시 예상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애플 비전 프로. (사진=애플)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애플의 XR(확장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LG이노텍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간) IT전문매체 맥루머스에 따르면 애플 비전 프로는 지난 19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이후 약 열흘 동안 20만대 가량 판매됐다. 특히 초반 3일 동안은 무려 18만대 가량 판매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는 다음달 2일이다. 

앞서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비전 프로의 초반 3일 판매량을 6~8만대로 예측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 주요 플랫폼과 호환이 이뤄지지 않고 3499달러(약 467만원)의 고가 제품인 만큼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이끌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 때문이었다. 

그러나 초반 예상 판매량의 3배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IT업계 전반에 XR 붐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비전 프로의 올해 판매량을 50~60만대로 예상했다. 

비전 프로가 이 같은 판매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부품업계도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애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 중인 LG이노텍에게는 비전 프로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애플 비전 프로 초도 물량의 3D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3D 센싱 모듈은 이미지를 3차원으로 인식해 구현하는 부품으로 XR 헤드셋에서는 핵심 부품이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7조5586억원, 영업이익은 184.6% 늘어난 48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특히 부문별 실적을 보면 광학솔루션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 직전 분기보다는 73% 증가한 6조7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간 매출은 8% 성장한 17조2900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고부가 카메라 모듈과 3D 센싱 모듈 등 신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 1분기 IT기기 비수기인 만큼 LG이노텍의 실적도 다소 주춤할 전망이지만, 장기적으로 XR 헤드셋의 시장이 커지는 만큼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XR기기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비전 프로 출시 반응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이노텍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도 비전 프로 호재를 맞을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비전 프로에 탑재되는 P-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4분기에 들어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OLED 디스플레이와 IT용 중대형 제품군의 출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아이폰과 애플 제품군의 출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비전 프로가 포함된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수주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장수명·고휘도 등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난 탠덤기술을 적용한 IT용 OLED 양산·공급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또 모바일용 OLED 부분은 증설된 OLED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제품 출하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XR 헤드셋에 탑재될 것으로 보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이미지. (사진=퀄컴)
퀄컴이 올해 초 공개한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삼성전자 XR 헤드셋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퀄컴)

이처럼 비전 프로 출시에 따른 효과가 국내 부품 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면서 삼성전자의 XR 헤드셋 출시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까지 XR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고 경쟁이 확대된다면 부품 업계에서도 새로운 제품군을 대거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 퀄컴과 XR 동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이 전용 OS를, 퀄컴이 AP를, 삼성전자가 디바이스를 맡아 비전 프로에 대항할 XR 헤드셋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서 퀄컴은 올해 초 XR 헤드셋 전용 AP인 스냅드래곤XR2+ 2세대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XR 헤드셋의 구체적인 공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비전 프로가 시장을 선점한 만큼 삼성전자도 출시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출시 시기를 올해 6월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XR 헤드셋 출하량이 비전 프로 출시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39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헤드셋 공개 시기가 정해지면 예상 출하량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