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中] 기지개 켠 수출···美·中리스크 뚫고 비상할까
[경제전망中] 기지개 켠 수출···美·中리스크 뚫고 비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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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수출, 전년比 18%↑···對中 수출 반등, 반도체 경기회복
더딘 중국경기 회복세에 한국경제 '발목'···주력산업 의존도 여전
對美 수출 부상했지만···미중 갈등과 '트럼프 리스크' 등 잠재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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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수·수출 부진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4%를 기록, 3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올해 역시 뚜렷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만큼 악조건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대외적으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미·중 무역갈등 격화 가능성, 중국경제 둔화, 중동전쟁 확전 우려 등 우리경제에 미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관측된다. 내부적으론 고금리·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잠재돼 있던 각종 부실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기업들도 성장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저성장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올해 우리경제에 위협이 될 대내외 요인들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올초 대외 악조건에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데다, 대중국 수출도 마이너스성장을 멈췄다. 여기에 지난해 자동차 수출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대미 수출은 올해도 전망이 밝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요인에도 올해 수출전선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미중 갈등과 중국 경기침체 우려, 미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인데, 상황에 따라 우리 수출전선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출액이 546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국내 월 수출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5월(21.4%) 이후 20개월 만이다.

앞서 국내 수출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월 플러스로 전환한 이래 4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세를 이끈 것은 반도체와 대(對)중국 수출이다. 1월 반도체 수출액의 경우 전달 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중국 홍콩 등 IT 생산국 수출이 회복되며 전년 대비로는 56.2%나 급증했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대중 수출액이 20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된 것이 결정적이었단 분석이다.

◇쪼그라든 대중 수출···中 경기침체 우려에 경기회복세 '제약'

문제는 1월 상승분이 조업일수가 늘어난 착시라는 지적이다. 실제 일평균 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5.7% 증가에 그쳤으며, 이 중 대중수출 증가율은 4%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1월 대중 수출액이 전년 대비 29.5%나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대중 수출 회복세는 크게 더디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해 1월 대중 무역수지는 17억달러 적자로, 1992년 이래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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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해 전체 대중수출액은 1248억달러로 전년 대비 19.9%나 급감했다. 2021년 당시 25.3%에 달했던 대중 수출비중은 지난해 19.7%까지 급격히 축소됐다. 대중 수출비중이 20%대를 하회한 것은, 지난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수출과 연관성이 강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살펴보면 1월 기준 49.2로, 4개월 연속 기준치(50)를 하회하고 있다. PMI가 기준치를 하회했다는 것은 향후 업권 경기가 비관적임을 뜻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PMI를 지탱한 것은 생산지수(51.3, +1.1p)다. 반면 신규주문(49, +0.3p)은 상승했지만 기준치를 밑돌았고, 원자재재고(47.6, -0.1p)와 고용(47.6, -0.3p) 부문에선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약한 전방 수요에 재고 소진 속도가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규수출주문과 수입이 각각 47.2, 46.7로 전월 대비 1.4p, 0.3p씩 상승했지만, 기준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에 경기개선세 진작을 위한 추가 부양책 관련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주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과장은 "중국 제조업을 보면 생산이 크게 늘었음에도, 내수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수급불균형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며 "증가한 생산의 일부가 완제품 재고 증가로 이어지는 등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소비자물가는 3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소매판매 성장률도 작년 11월 10.1%에서 12월 7.4%로 둔화됐다. 특히 1월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24곳의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41%나 급락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대중 수출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대중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ICT와 반도체 산업의 대중수출비중은 각각 43.9%, 54.7%로 절대적인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대중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2%p 가량 하락시킬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부진했던 반도체와 대중 수출이 회복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수출경기의 빠른 정상화를 언급하기는 이르다"며 "중국 경기 회복과 대중 반도체 수출의 강한 반등세, 업종별 수출 회복 차별화 현상이 해소돼야 국내 수출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분절에 불어난 대미 수출···지정학적 리스크엔 '취약'

수출 대상국으로 중국이 '지는 해'라면 미국은 '뜨는 해'다. 지난해 대미수출액은 1157억달러로 전년 대비 5.4%나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미국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2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도 2020년 11.4%p에서 지난해 1.4%p까지 좁혀진 상태다.

특히 지난해 국가별로 무역수지를 보면 대미 무역흑자가 445억달러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3위인 아세안(312억달러)과 베트남(276억달러)을 크게 상회하며, 대중 무역적자를 메워주는 역할을 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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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지정학적 분절화 현상의 영향이다. 한국은행의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지난 2018년 무역분쟁을 계기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과거 20% 수준에서 최근 15%대로 하락했다. 해당 감소분을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멕시코 등 인근지역으로부터의 수입으로 대체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성장전략이 기존의 투자·수출 중심에서 내수시장 활성화 및 핵심부품의 자립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비 IT 부문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지정학적 분절화의 부정적 영향에 상대적으로 크게 노출됐다는 점이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중·EU가 신성장산업에 대한 자급률 제고를 위해 무역장벽을 강화할 경우, 우리 수출성장세가 장기적으로 3% 내외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화학, 기계, 전기·전자 등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에서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글로벌 분절화가 전 제조업종으로 확대된 가운데 주요국들이 미‧EU 우방국과 중‧러 두 블록으로 나뉘어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보호무역조치를 시행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폭은 최대 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윤용준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우리 수출은 여전히 반도체‧중국 등 일부 품목·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수입의 경우에도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핵심 원자재에 대한 대중 의존도가 높다"며 "향후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수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리스크'도 부상···보편적 관세, IRA 철폐 우려

올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 역시 한국 경제에 적잖은 여파를 끼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는데,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운 탓에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로 불린다.

대표적으로 그가 공약으로 내건 '보편적 기본 관세'의 도입을 들 수 있다. 그는 국가 관세정책을 제정해 미국내 생산자를 보상하는 한편, 외국 생산자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대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에 상응하는 세율을 상대국의 수입상품에 부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약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박탈 △중국산 필수품 수입의 단계적 축소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규제 및 모든 중국 아웃소싱 기업에 대한 연방계약 금지 등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 '역사상 가장 큰 세금 인상'이라고 비판하며,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대폭 삭감할 것을 시사했다. 이 경우 IRA를 기반으로 미국에 투자한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된다는 전망이다.

이정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캠프가 무역적자 원인으로 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등도 지목한 만큼, 우리나라도 보편적 관세 대상 국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 특히 IRA 등 녹색 보조금의 철회도 고려하고 있어, IRA 발효 후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우리나라 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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