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LF·신세계인터내셔날·현대백화점 등 선봬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패션업계가 1인 가구 증가, 급속한 고령화,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보편화 등으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반려동물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5일 KB금융지주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한다. 이는 한국인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27년 6조55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유로모니터 조사결과 한국의 펫케어 시장은 10년 사이에 규모가 3배 늘어나 세계 14위 수준이 됐다.
이처럼 반려동물 시장이 커진 이유는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반려동물을 키울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말썽이나 투정을 부리지 않고 복종적이라는 이유에서 '아이 대신 강아지를 키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에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가구들도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패션업계는 펫펨족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반려동물 의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BYC는 지난 2022년 반려견용 쿨런닝 ‘개리야스’를 시작으로 에어메리 김장조끼, 빨간내복 플러스, 신호등내복, 원조내복 등 4종과 보디히트 기모 터틀넥티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반려문화 콘텐츠 기업 동그람이와 협업한 2023 가을·겨울(FW) 시즌 개리야스 제품은 품목 수를 전 시즌보다 2배 이상 늘려 생산했지만 출시 직후 완판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TRY는 펫 히트업에 이어 '빨간 내복'을 선보였다. 반려견 히트업 상품은 보온성과 흡습속건 소재의 기능성, 기모원단 히트업 소재를 사용해 보온성에 중점을 뒀으며, 반려견용 내의의 소매 부분에 레이스 무늬를 포인트로 토종 속옷 브랜드 TRY의 시그니처를 강조했다. LF의 헤지스는 반려견 의류라인으로 확대한 아이코닉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라인은 반려견과 견주가 '시밀러룩'을 연출할 수 있는 스웨터, 티셔츠, 코트 등으로 구성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에서 2022년 말 기준으로 11개였던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 수를 1년여 만에 23개로 2배 이상 늘려 관련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에스아이빌리지에 입점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슈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 신장했다. 그중 반려견 전용 카시트과 애견 계단이 가장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만큼 엄선된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들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펫 편집숍인 '위펫(We pet)'을 선보였다. 지난해 9월 더현대 서울에 위펫 1호점을 열고, 펫 의류와 가방 등 패션 상품부터 유모차, 소품 등 반려동물 관련 라인업을 공개했다. 특히 반려견과 주인의 '견플룩(강아지+커플룩)' 콘셉트의 상품을 내놓은 마르디 메르크디는 오픈 후 두 달여 동안 전체 30여 개 브랜드 중 매출이 가장 높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펜펨족 수요를 성공적으로 겨냥한 결과 위펫 매출은 목표 대비 160%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며 "향후 위펫 점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감정적인 소통을 통해 기쁨을 주는 반려동물을 위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펫펨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펫 산업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오고는 있지만 사료나 간식 등을 빼고는 구매를 매일 하지 않기 때문에 지출 액수가 파죽적으로 증가한다고 보긴 어렵고 관련 산업은 육아 시장과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