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 이해력이 전세계 39개 국가 중 8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융태도 점수는 다소 부족하나, 금융지식과 금융행위 등에 대한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디지털 금융이해력은 평균을 크게 하회했다. 온라인거래가 활성화 됐음에도, 디지털 금융보안과 관련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023 OECD/INFE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들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7점으로 집계됐다.
해당 점수는 지난 2020년 평균(65점) 대비 2점 높아진 수치다. 조사에 참여한 39개국 평균(60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개국 평균(63점)을 크게 웃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기준 지난 2022년 8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만 18~79세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융이해력이란, 개인의 건전한 금융 결정과 금융 복지 달성을 위해 필요한 금융 지식과 태도, 행위 등을 망라한 지표다. OECD 산하 글로벌 협력기구(INFE)가 제시한 표준방법론에 따라, 회원국이 2~3년 주기로 조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금융이해력 3개 항목 중 금융 지식 점수(76점)와 금융 행위 점수(66점)는 각각 OECD 평균(67점, 62점)과 전체 평균(63, 61)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미래대비 측면이나 저축 등과 관련된 금융 태도 점수는 전체 평균과 같은 56점을 기록했다. OECD 평균(58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디지털 금융에 대한 이해력이다. 우리나라 성인의 디지털금융이해력 총점은 43점으로, 조사에 참여한 28개국 평균(53점)과 OECD 16개국 평균(55점)을 밑돈다.
이 중 디지털 금융 지식은 52점으로, OECD 평균(51)과 비슷했다. 다만 디지털 금융 행위와 디지털 금융 태도는 각각 41점, 36점으로 OECD 평균(58점, 57점)을 크게 밑돌았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질문 내용 대부분이 우리나라 국민의 강점인 디지털 활용 능력이 아닌, 디지털 보안 관련 질문인 점에 기인한다"며 "온라인 거래가 급증하고 있으나, 디지털 금융서비스이용시 금융보안 관련 경각심이 부족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성인들은 온라인 쇼핑몰 등 이용 시 공용 와이파이 사용의 불안정성 인지 부족, 웹사이트 이용 시 비밀번호의 정기적인 변경 미이행 등이 지적됐다.
한편, 한은은 우리나라의 디지털 보안 관련 이해력 점수가 저조하게 평가된 만큼, 향후 금융·경제교육 진행 시 디지털 보안 교육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금융보안 외 디지털 금융활용도 등 국가별 디지털환경이 다양하게 반영되는 방향으로 디지털 금융이해력 측정방법이 개선될 수 있도록, OECD 및 INFE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