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양극화 심화···지방은 1군 아파트도 미분양
분양 양극화 심화···지방은 1군 아파트도 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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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미분양 두 달째 6.2만가구 넘어···지방 미분양 전체의 84%
강남 '완판' 속 지방 '60%'···지방, 마피‧현금 등 혜택에도 물량 적체 
부산시 도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오세정 기자)
부산시 도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등 알짜 입지 아파트들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며 연일 청약 경쟁률 기록을 경신하는 반면, 지방 아파트들은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이다. 지방의 경우 광역시에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는 물론,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일명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외면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통계치를 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6만2489가구) 대비 2.0%(1266가구)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2월(7만5438가구)까지 증가하다 3월 들어 7만2104가구로 감소세로 전환한 뒤 11월(5만7925가구)까지 감소세를 이어가다 12월(6만2489가구)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363가구로 전월(1만857가구) 대비 4.7%(506가구) 늘었다. 

이처럼 미분양이 증가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자들의 옥석가리기가 이어지며 지역별 양극화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지역별로 보면 전체 미분양 주택의 84%는 수도권 이외 물량이며,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역시 비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80% 수준에 달한다.

초기분양률(신규 분양 아파트 분양 개시일로부터 3개월 초과∼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총 분양 가구 수에서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차이를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지난 4분기 초기분양률은 3분기에 이어 100%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완판(완전판매)'를 달성했다. 

4분기 5대 광역시 및 세종시의 초기분양률도 94.4%로 전분기 대비 13.0%포인트(p) 늘었다. 반면 기타 지방은 76.6%에서 69.8%로 떨어졌다. 강원과 충북은 각각 62.7%에서 56.8%, 96.1%에서 90.4%로 하락했다. 경남은 4분기에 58.7%를 기록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무순위 3가구 모집에 101만3456명이 몰렸으며, 같은 달 5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서초 '메이플자이'는 81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3만5828건이 접수됐다. 3.3㎡당 분양가격이 1억5000만원에 달해 주목을 받은 '포제스한강'도 106가구 모집에 1062건이 접수됐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20일 수원 '영통자이 센트럴파크' 1순위 368가구 모집에 501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당초 입지에 비해 84㎡ 전용면적에 10억원대 분양가로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지난달 14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대구 '반고개역 푸르지오'는 239가구 모집에 19건의 청약통장만 접수되며 미달됐다. 같은 달 26일 1순위를 접수한 '울진 후포 오션더캐슬'도 123가구 모집에 25건만 접수됐고, 천안 '힐스테이트 두정역'도 945가구 모집에 654건 접수에 그쳤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방 곳곳에는 마피 매물도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의 외면을 받는 실정이다. 특히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 지역은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당장 내달 입주를 앞둔 동대구역골드클래스의 경우 34평형(14층) 분양권이 4억7790만원에 나왔는데 이는 확장비, 에어컨 옵션 등을 포함한 최초 분양가(5억4790만원) 대비 7000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동대구역엘크루에비뉴원 역시 현재 마피 4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됐지만 집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대구 동구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총 759가구)' 시행사는 계약자에게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과 함께 평형별로 최대 5000만원의 '축하금'을 제공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서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과거 주로 중도금 무이자 대출이나 분양가 할인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엔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나 집값 하락 시 분양가 보장 같은 혜택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고금리 때문에 분양이 늦어질수록 금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서라도 미분양을 털어내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 같은 부동산 침체 분위기와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방권 비롯해서 마피 형성되는 것은 고분양가 인식이 크기 때문인데 자산가치 대비 높게 형성된 가격으로는 마진을 얻기 어렵다는 인식과 함께 침체된 경제 상황에서 소득 여건도 어려워지며 구매 욕구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양가 조정 이전까지는 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보고 경기가 악화한 가운데 서울‧수도권과 비교해 입지적으로 부족한 지방의 경우 시장 회복이 더 어려워 양극화는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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