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신한카드, 비카드부문 강화···'실적 악화' 돌파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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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순익 6206억원, 3.2%↓···2위와 격차 100억원대
리스·할부의 선전···급증한 비용에도 이익 규모 확대
업황 부진에도 수익다각화 가속···"경쟁력 차별화될 것"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을지로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업권 1위를 수성한 신한카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진한 업황 속 본업 경쟁력이 악화된 데다, 설상가상 조달비용의 압박에 타사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비책은 '외연확장'이었다. 신용판매뿐만 아니라 할부·리스 부문을 확대시켜 이익규모를 넓힌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수익성이 미진한 데이터·CB(신용평가) 등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비용리스크를 무릅쓰고 수익다각화에 몰두한 신한카드의 지난해 성적을 되짚어 본다.

◇매출보다 더 늘어난 비용 '발목'

9일 신한금융그룹의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하는데 그쳤다.

2022년(-5%)과 비교하면 순익 감소폭이 줄어든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현재 실적이 공표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전체 순익이 8.6%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출 자체는 늘었다. 전체 매출액은 219조2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수익(5조3962억원)은 11.4%나 증가했다. 이 중 신용카드 수익은 3조1651억원으로 7.9% 늘었다.

다만 지난해 33%나 급증한 이자비용(9454억원)이 실적 발목을 잡았다. 5개사 전체 이자비용 상승률이 31.5%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실제 지난해 신한카드의 금융비용률(영업자산 대비 이자비용 비율)은 2.4%로 전년 대비 0.6%p나 올랐다.

불어난 연체율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연체율이 1.45%로 전년 대비 0.41%p나 악화된 결과, 대손충당금 전입액(8839억원)은 57.8%나 급증했다. 이는 5개사 평균 증가율(61.8%)보다는 낮지만, 규모 자체는 가장 크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타사와 마찬가지로 비용 상승분이 매출 상승분을 갉아먹은 셈이다.

◇비용상승세에도 강화한 비(非) 카드부문 ···타사와 '대조적'

주목할 점은 비(非)카드 부문 수익이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리스 수익이 6895억원으로 일년새 33.1%나 급증한 것이다. 할부금융 수익 또한 2269억원으로 16.2%나 늘며, 실적 악화분을 메웠다.

할부·리스 자산의 비중도 2022년 28.6%에서 지난해 29.5%로 0.9%포인트(p) 확대됐다. 지난해 신용판매 자산(18조558억원)은 2% 감소했으며, 할부자산도(3조7271억원)도 13%나 줄었다. 다만 리스 자산(7조8940억원)이 큰 폭(12.9%)으로 늘면서 비카드 부문 자산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금리 기조 속 내실경영에 주력한 타사와 비교되는 행보다. 타사의 경우 높아진 조달비용 등을 감안,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영업자산을 축소하는 등 내실경영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쟁자인 삼성카드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영업수익(3조9345억원)은 전년 대비 5% 증가했지만, 순이익(6094억원)은 2.1% 감소했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일시불을 제외한 대출 등의 취급을 모두 줄였다. 특히 할부·리스 부문의 자산(8774억원)은 전년 대비 14.7%나 줄였으며, 해당 부문의 수익은 2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나 줄었다.

다만 고금리 여파에도 이자비용(4860억원)은 일년새 12.2% 증가하는데 그쳤다. 판관비 역시 사실상 유지(+0.2%)시키는 등 비용절감에 주력했고, 그 결과 양사의 순익 격차를 100억원대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KB국민카드와 대입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KB국민카드의 할부·리스 부문의 수익(2099억원)은 전년 대비 9.2% 늘었지만, 해당 부문의 자산(4조635억원)은 오히려 9.5%나 줄었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카드의 비카드 강화 행보는 순익 감소조차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용부담에도 신성장동력 발굴 모색

비용 상승을 감안한 비카드 부문 강화 목적은 분명하다.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선제적으로 수익창구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카드의 전체 카드이용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보면 작년 기준 0.37%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2022년 대비 소폭(0.03%p) 하락했다. 최근 몇년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성을 메웠지만, 고금리 환경 속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익 다각화를 위한 대표적인 행보는 데이터 사업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021년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과 국내 최초의 민간 데이터댐 '그랜데이터'를 론칭, 다양한 기관·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민간기업 최초로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으며, 직후 제주관광공사의 정책 수립 과정에 신한카드의 데이터가 활용되는 성과를 달성했다.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 2021년 신한카드는 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를 획득,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과 상권분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토스·카카오뱅크·네이버파이낸셜 등 32개 고객사를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자사 CB 플랫폼 '마이크레딧'을 활용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P2P)와 손잡고 소상공인 특화 금융상품도 출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수익다각화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신한카드는 롯데렌탈과 제휴를 맺고, 렌터카서비스 전반에서의 협력을 강화키로 결정했다.

해당 제휴는 롯데렌탈의 영업용 차량 구매 등을 신한카드를 통해 우선 진행하고, 마케팅과 서비스 전반에서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리스·렌털 부문의 확장 외에도 가맹점수수료 수익과 금융상품 취급액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업환경이 안좋게 흐르면서 위축된 감이 있지만, 카드사의 자동차 금융은 캐피탈사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는 부문"이라며 "특히 기반과 점유율이 중요한 시장이다. 향후 조달환경이 안정화된다는 가정 하에 미리 해당 영역을 확대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용리스크에도 선제적인 수익다각화···"경쟁력 차별화될 것"

문제는 기존 수익모델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새로운 수익모델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신한카드의 데이터 관련 매출은 2022년 기준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0조원이 넘는 신한카드의 취급고와 데이터 사업을 위해 투자된 비용 등을 고려하면 명확한 수익모델로 내세우기에 아직 부족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신한카드의 수익다각화는 필수적이란 반박도 나온다. 카드이용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영향으로 결제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카드대출이 리스크관리 강화에 따른 잔액 감소, 대손비용률 상승 등으로 수익률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를 고려하면 신한카드의 선제적인 행보는 당장의 비용부담을 늘리겠지만, 향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규사업 진출과 관련한 위험이나 적자 부담 등이 있지만, 성공적인 사업다각화는 개별 사업의 현금흐름 변동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기여해 사업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제·카드대출 등 제한적인 본업 성장 가능성과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인한 마진확보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신규 성장동력 발굴 여부와 이익기여도 개선 수준에 따라 카드사간 경쟁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본업인 신판 결제를 통한 수익 확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조달금리, 연체율 등 외부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수익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고차, 리스, 렌터카를 중심으로 할부금융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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