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중심 영업문화 필요···배상안은 논의의 출발일 뿐"
"연초부터 은행 위축···비금융 진출·해외진출 촉진 등 노력"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11일 "은행 내부통제의 구조나 실천을 실질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 스스로 밸류(value)를 높일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역할과 함께 관련한 다양한 의제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도 (과거 신한금융 재직 당시) 사모펀드에 얽혀서 고생과 반성도 했다"며 "이후 금융소비자법도 도입됐는데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한 점 죄송스럽고 또 유감스럽다"고 했다.
ELS 등 고위험 금융상품의 은행 판매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ELS 상품 하나를 파느냐 안 파느냐의 문제라기보다, 은행 산업이 앞으로 자산관리 쪽으로 갈 때 자산관리 측면에서 고객에 선택권을 더 주고, 고객 선택권이 좁아지지 않도록 유의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금융 당국이 이날 발표한 ELS 관련 배상안에 대해서는 "이제 시장·소비자·당국 간 논의의 출발일 뿐"이라며 "앞으로 전체 은행권의 공통 사안과 각 은행의 개별 사안을 바탕으로 당국·은행과 소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올해 은행산업 전망과 관련해 수익성은 떨어지고, 리스크는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은행은 '민생경제의 보루'로서 철저한 건전성·유동성 관리로 신뢰에 부응하고, 경제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은행 밸류업과 관련해선 "다양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당국·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은행의 미래를 위한 과제인 비금융·플랫폼·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다각화와 해외 진출 촉진을 위한 환경 조성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은행산업 관련 혁신 방안들이 탄력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회장은 "연초인데도 여러 이슈로 인해 은행권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며 "은행 역할에 대한 기대는 커졌지만, 수익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느껴지며 사업전략도 보수적으로 수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분기 이후에는 분위기가 반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은행의 비금융 진출과 금융그룹 자회사 시너지 강화 등과 관련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별 시중은행뿐 아니라 금융지주 그룹 차원의 시각에서 통합적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폭넓은 접근방식을 채택해 나가겠다"며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외국계 은행 등 은행별 특수성을 다각도로 고려한 의제를 가감 없이 테이블에 올리고 공론화하겠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