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회 금리인하 시사···26년말 2.9% 수준까지 축소
"글로벌 자금 유입 등 긍정적···불확실성과 위험 증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전환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국내 물가상승률의 둔화와 디레버리징(부채청산) 과정을 저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은 '2024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실제 기조 전환시 글로벌 금융·경제상황과 통화정책 운영 여건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통상 미 연준 통화정책과 글로벌 금융상황 등은 각국 통화정책 운영여건 상 제약요인에 해당한다. 다만 개별 중앙은행이 여전히 자율적 통화정책을 통해 거시경제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주목할 점은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 외환시장과 교역 연계 등의 확대 추세로 미 연준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과거보다 강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연준이 적극 대응하면서 최근 글로벌 금융 사이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 연준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실물 사이클의 주요 동인이다. 자본이동, 환율·위험선호, 교역·총수요 경로 등을 통해 각국에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자금이 주요국 채권 등 자본시장에 유입되면서 각국의 장기 시장금리가 하락하게 된다. 또한 달러 조달비용 하락과 달러화 절하로 외화부채 가치가 축소(대차대조표 효과)되면서 신용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한은 측은 예상치 못한 급격한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향후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중립적인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까지 3회의 금리 인하를 시사했으며, 2026년 말 기준 정책금리(중간값)를 2.9%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장기 중립금리로 제시한 2.5%를 소폭 상회한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글로벌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실물경제도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먼저 금융 측면에서는 정책금리 인하가 달러화 절하, 신용·기간 스프레드축소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조정된다.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의 총수요 확대와 금융상황 완화를 통해 글로벌 실물경제를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신흥국의 수출입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미 연준의 정책기조가 통화완화 노선으로 돌아설 경우 고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경제주체들이 물가·자산가격 상승 기대를 재형성할 것이란 우려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소지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미 연준 통화정책의 완화는 국내 통화정책 측면에서 외환부문의 부담을 덜어주겠지만, 디스인플레이션과 디레버리징에 대한 위험은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된 대내외 영향을 면밀히 살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