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 수출 8093억원...불닭 6800억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짐에 따라 최근 3개년 동안 수출 규모가 매년 50% 이상의 비약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난 3월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한 말이다. 그는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글로벌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생각에 자랑스러우며,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메이저 식품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삼양식품가의 며느리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은 1998년 삼양식품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화의에 들어가면서 어려워진 시기에 삼양식품 영업본부장으로 입사했다. 김 부회장은 2002년 삼양식품 부사장에 선임된 이후 삼양식품 사장, 삼양식품 총괄사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2021년 삼양식품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지난해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에 올랐다.
특히 케이 푸드(K-FOOD)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불닭볶음면을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출시됐다. 김 부회장은 2011년 초 우연히 방문한 명동의 한 매운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강렬한 매운 맛도 라면에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고안했다. 이후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전국의 유명한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을 탐방해 직접 시식했다.
또한 한국인이 가장 선호나는 매운맛을 찾기 위해 세계 모든 지역의 고추(청양고추·하바네로고추·베트남고추·타바스코·줄로키아)를 혼합해 보며 최적의 소스 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2년 4월 출시됐다.
불닭볶음면은 개발에만 약 1년이 소요됐다. 이 기간 동안 매운소스 2톤·닭 1200마리가 투입될 정도로 심혈을 기울려 선보인 제품이다. 출시 초기 국내 매출은 월 7~8억원 정도였는데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1년 만에 월 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불닭 브랜드는 삼양식품 수출의 일등 공신이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한다. 현재 10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중국 35%, 동남아 30%, 미주 15% 비중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실제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2021년 3885억원에서 △2022년 6057억원 △2023년 8093억원으로 증가세다. 전체 수출액 중 불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불닭 수출액은 △2021년 3400억원 △2022년 4800억원 △2023년 6800억원으로 뛰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사업 확대에 따라 현지판매법인을 설립해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19년 일본판매법인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과 중국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고 지난해 4월 인도네시아에도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이외에도 중국·미국 등 주력 수출국에 설립한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삼양아메리카는 메인스트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에 나섰다.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는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와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부 회장은 불닭 브랜드의 콘텐츠 경쟁력 및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초기 2017년 수출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각각 고우 투 스쿨(Go to school)과 스쿨 로드 쇼(school Road Show)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각 국가의 고등학교·대학교를 방문해 불닭 부스를 설치하고 제품 시식과 불닭볶음면 빨리먹기 대회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2021년에는 아부다비 거점의 소비재 수출입 및 유통업체인 삼양식품은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SARYA GENERAL TRADING)과 아랍에미레이트(UAE)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중동시장에 진출했다. 2022년에는 런던에서 진행한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해 팝업키친 등을 운영하며 불닭 브랜드를 홍보했다. 지난해에는 불닭 글로벌 캠페인 플레이 불닭(PLAY BULDAK)을 개시해 댄스 챌린지 ME WE PLAY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