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설비투자 하향 조정···내수 기여도 0.2%p 줄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3% 성장했다. 이는 전분기 성장률을 크게 이상 웃도는 깜짝 성장세로, 속보치와 부합한다. 세부적으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성장률은 하향 조정된 반면, 건설투자와 수출 등은 상향 조정된 점이 눈에 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4분기 성장률(0.5%)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속보치와 같다.
앞서 분기별 GDP 성장률은 지난 2022년 4분기(-0.5%) 이후 증가 전환, 작년 1분기부터 5개분기 연속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0.4~0.8% 수준에 머물렀던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과 비교해 올배 1분기 큰 폭의 성장세가 나타났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운송장비 등이 늘어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이는 5개 분기 연속 성장세지만, 작년 2분기(3%) 이후 성장세가 축소되며 성장률이 0%대까지 둔화됐다.
전분기 감소(-3.5%)했던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난 결과 5.5%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운수업이 감소했지만,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과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이 늘어 전기 대비 0.9% 증가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가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7% 증가했다. 이는 속보치 대비 0.1%포인트(p) 하향 조정된 수치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 감소했다. 이는 속보치 대비 1.2%p나 낮아진 수치다.
반면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 등이 늘며 0.8% 증가, 속보치 대비 0.1%p 올랐다. 건설투자 또한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의 호조에 힘입어 3.3% 증가했는데, 이는 속보치와 비교해 0.7%p 상향된 수치다.
특히 수출이 반도체와 휴대폰 등 IT품목과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8% 증가했다. 이는 속보치(0.9%) 대비 두배나 확대된 수준이다.
수입은 천연가스와 전기장비 등이 줄어 0.4% 감소했는데, 이는 속보치(-0.7%) 대비 감소폭이 줄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은 낮아진 반면, 건설투자와 수출 등은 상향 수정됐다. 다만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으로 과거 시계열이 모두 조정되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계절조정 기준)를 보면 순수출 기여도가 0.8%p나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작년 4분기(1%p) 대비 기여도 증가폭은 좁혀졌다.
민간소비 기여도는 0.3%p 상승했으며, 정부소비는 0.1%p 늘었다 이에 내수 기여도는 0.5%p나 확대했다.
작년 4분기 0.6%p나 줄었던 건설투자 기여도는 1분기 들어 0.5%p 확대됐다. 반면 설비투자 기여도는 같은 기간 0.3%p 증가에서 0.2%p 감소로 전환했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2.4% 증가하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1.3%)을 상회했다.
실질 GNI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앞서 실질 GNI는 지난해 2분기 1년 만에 감소 전환(-0.9%)한 바 있지만, 3분기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증가세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5조9000억원)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교역조건 개선으로 실질무역손실이 작년 4분기 17조원에서 올해 1분기 11.3조원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실질 GDP에 그 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5.8% 올랐다.
1분기 총저축률은 전기 대비 1.5%p 내린 35.1%를 기록했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3.5%)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1.1%)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국내총투자율(29.7%)은 0.8%p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