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레저 부문' 완전 분리···신세계건설, 유동성 확보해 실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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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 부문 양도해 1820억원확보···앞서 여주 자유CC·아쿠아필드 등도 매각
지난해 영업손실 1878억원···재무 상태 위험한 건설사 중 하나로 지적 돼
신세계 그룹 지원···6500억원 증권 발행으로 부채비율 807%→200%로 '뚝'
'재무통' 허병훈 신임대표로 교체···대구 미분양 단지서 공사대금 회수 관건
허병훈 신세계건설 신임대표와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단암타워. (사진=신세계건설 등)
허병훈 신세계건설 신임대표와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단암타워. (사진=신세계건설 등)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신세계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번 달 말을 끝으로 '레저 부문'을 완전히 분리하고 '건설 부문'만 경영하기로 했다. 몸집을 가볍게 만들고 모회사 이마트의 지원을 받아 유동성을 크게 확보한 셈이다. 또 신임 CEO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앉히며 수장 교체로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건설은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레저 부문인 '매직플로우'를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66억9000만원 상당의 주식 27만7950주와 45억 규모의 대여금 등 총 111억9000만원을 받고 양도한다. 

매직플로우는 신세계건설 레저 부문과 미디어앤스페이스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전시 분야 자회사로, 서울대공원과 스타필드 고양 등에서 '원더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이 레저 부문을 양도해 확보하게 된 금액은 총 1820억원이다.

신세계건설의 레저 부문 양도는 유동성 확보 방안 중 하나다. 지난 2월에는 경기 여주시 자유CC(18홀)와 경기 여주시 트리니티클럽(18홀), 실내외 물놀이 시설인 아쿠아필드(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 내 3곳) 등 레저 부문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하도록 해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한 바 있다.

신세계건설은 PF 경색 사태 이후 재무 상태가 가장 위험한 건설사 중 하나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878억원, 15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267.96%였던 부채비율은 지속되는 영업적자에 올해 1분기 806.87%까지 치솟았다.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라디체', '빌리브 루센트' 등 대구 소재 사업장에서 줄줄이 미분양 단지들이 나오면서다.

결국 신세계 그룹은 PF 위기에 직면한 신세계건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 5월 모회사인 이마트가 나서 신세계건설에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지원한 것이다. 신세계건설은 앞서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으로 현금 약 660억원을 확보했고,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금융기관 1400억원, 신세계아이앤씨 600억원)등 채권을 전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번 레저 부문 매각과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807%에서 200% 수준으로 하회하게 됐다.

아울러 회사는 수장 교체로 한동안 재무 관리에 힘을 실을 모습이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재무안전성 악화 책임을 물어 정두영 전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한 바 있다.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지 얼마 안된 상황에 수장 교체로 조직 안팎에서 충격이 컸다고 알려졌다.

신임대표는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로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과 미주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호텔신라 CFO 등을 거쳤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그룹 핵심 재무통인 허 부사장을 신임 건설 대표로 내정한 것은 그룹 차원에서 건설의 재무 이슈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허 대표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 대응과 재무 안정성을 한층 개선해 장기적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허 대표와 신세계건설의 가장 큰 숙제는 실적 개선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분양 현장과 관련해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례로 대구 수성구 빌리브 헤리티지의 경우 2년여 만에 미분양을 털어냈으나 그간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못해 공개매각으로 넘어가면서 공사대금 채권이 후순위가 돼 공사비 609억원 중 436억원을 받지 못했다. 아울러 최초 분양가 대비 3억~5억원(25~27%)가량 할인 분양을 했기 때문에 분양대금도 줄었고, 할인분양 갈등이 소송으로 번져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 중이다.

다른 미분양 단지 달서구 본동 빌리브 라디체는 분양률이 30%대, 북구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는 20%대에 그치고 있어 공사 미수금만 각각 732억원, 294억원이다.

이 관계자는 "레저 부문을 완전히 분리하며 가벼워진 만큼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은 상태"라며 "주택, 상업시설 등 다각도로 수익성 높은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주해나가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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