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국제유가,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도 '여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물가상승률이 석달 연속 둔화흐름을 보이며,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향 추세가 예상경로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둔화추세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고환율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나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도 커,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6월 물가상승률에 대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대로 하향 추세를 보이며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6월 물가상승률이 2.4%로, 전월 대비 0.3%포인트(p)나 둔화됐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서 물가상승률은 올해 2~3월 두달 연속 3.1%를 유지했지만, 4월(2.9%)부터 석달 연속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유가하락의 기저효과 등으로 석유류 가격의 오름폭이 5월 3.1%에서 6월 4.3%로 확대됐다.
다만 농산물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임에도 과실과 채소를 중심으로 19%에서 13.3%로 상당폭 둔화됐다. 전기·수도·가스가격 역시 지난해 인상 기저효과로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로 인해 생활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 대비 0.3%p 둔화됐다. 생활물가가 2%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2.2%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2.3%에서 2.2%로 소폭 둔화됐지만, 근원상품가격 상승률(2.1%)이 유지된 결과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 김 부총재보는 "최근 유가상승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할 수 있겠지만,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하향안정세와 지난해 8월 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다만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움직임, 기상여건, 공공요금 조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는 만큼, 물가가 예상대로 목표에 수렴해 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