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환능력 이내에서 빌려주는 대출 관행, 최우선 정책 중 하나"
오는 15일 현장점검 예고···국민·하나銀, 가계대출 속도 조절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감독 당국이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려주는 대출 관행'을 정립시키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가계 빚 증가 속도가 빨라지자 은행권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관리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은 3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의 가계부채 관련 간담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를 적정수준으로 줄여나가면서 상환능력 이내에서 빌려주는 대출 관행은 금융당국의 최우선 순위 정책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은행도 거시경제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참석자들이 하반기에 차질 없이 가계대출을 잘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했다.
금감원은 오는 15일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한 서면·현장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및 스트레스 DSR 규제 이행 적정성, 가계대출 경영 목표 관리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은행들엔 연초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 목표 증가율을 연간 2~3% 수준으로 설정한 바 있다.
그는 "반기 기준으로 전체 목표를 100%라고 가정할 때, 평균적으로 60%는 넘지 않았다"며 "최근 시장 분위기가 과열되는 조짐이 있는데, 은행들이 남은 수준 내에서 최대한 관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상황에서 당국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간 가계대출을 일별로 체크하고 있었고, 은행별 증가 요인도 파악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이슈여서 대응 속도가 느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국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가계부채 관리를 해왔고 취약계층이나 시스템 리스크 관리 등도 정책 목표이기 때문에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 정책 목표들의 균형점을 찾아 가계부채 정책을 펼쳐왔다"고 강조했다.
당국이 본격적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 폭을 최대 0.20%포인트(p) 축소했으며 KB국민은행도 이날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했다.
금감원이 현장점검 등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다른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방식으로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