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병원장의 지시 아래 간호사가 형식적으로 채용된 전문의 명의로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 피부미용 등의 시술을 도수치료로 둔갑시켜 실손보험금 10억원을 편취한 보험사기 일당이 검거됐다.
금융감독원은 부산경찰청과 공조해 조직형 보험사기 전문 한방병원을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작년 11월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입수된 정보를 토대로 허위의 진료기록으로 실손보험금을 편취한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 부산경찰청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6월 한의사, 전문의, 간호사, 가짜환자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일당을 검거했다.
해당 사건의 병원장 A는 고령의 전문의 B를 형식적으로 채용하고, 간호사 C에게 B의 명의를 이용해 허위의 처방‧진료 기록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실장 겸 간호사 C는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에게 보험사기를 권유하고, 전문의 B의 명의를 임의로 이용해 가짜환자들에게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허위의 진료비영수증을 작성‧발급했다.
병원 직원들은 보험사기 유형별로 가짜환자를 관리하고 미용시술 등을 제공했으며, 의료진의 권유에 현혹된 가짜환자 100여명은 허위로 발급된 도수치료 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등의 수법으로 실손보험금 10억원을 편취했다.
가짜환자 100여명에 대한 IFAS(보험사기인지시스템) 연계분석 결과 11명이 가족 및 지인관계로 추정됐는데, 이들 중 5명이 보험설계사로 확인되기도 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이나 브로커뿐만 아니라 동조‧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는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을 통해 사회 안전망으로서 기능해야 하는 보험제도의 근간을 훼손하고, 선량한 다수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민생침해 금융범죄"라며 "앞으로도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경찰청과 적극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