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인상 vs 동결···레미콘 운송비 인상폭 협상 난항 
11% 인상 vs 동결···레미콘 운송비 인상폭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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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차량들이 건설현장에 타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레미콘 차량들이 건설현장에 타설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수도권 레미콘 제조업체와 운송기사들이 운송비 인상 협상을 개시했으나 인상폭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운송기사 측이 1회전 기준 820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제조업체들은 운송비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12개 권역별로 진행하기로 한 운송비 인상 협상을 앞두고 82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권역별 사정에 따라 1000∼2000원 수준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8200원을 제시한 것이다. 현재 레미콘 운송비는 1회전 기준 6만9330원으로, 8200원 인상 시 7만7530원으로 11.8% 오르게 된다.

레미콘운송노조 관계자는 "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 최근 금리 등을 모두 고려해 정한 것"이라며 "차량 구입 시 금리와 감가상각비, 타이어 소모 비용 등에 영업 지속을 위한 소정의 이익분을 더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전반적으로 당장 운송비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근 레미콘 수요가 감소세여서 기업들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최근 몇 년간 운송비가 크게 오르며 시장 판매가 상승폭을 상회하는 실정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운송비가 56% 상승한 반면 레미콘 가격은 33.8% 올라 오히려 시장 판매가가 협상 기준 단가보다 낮다"고 말했다.

레미콘 운송비는 2019년 4만7000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5만1500원(전년 대비 9.6%↑), 2021년 5만6000원(전년 대비 8.7%↑), 2022년 6만3700원(13.8%↑), 지난해 6만9700원(9.4%↑)으로 지속 상승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작년에 시멘트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건설사들이 레미콘 가격에 대해 시멘트 단가 인상분만 인정하고, 골재나 운반비 등은 반영하지 않아 현시점에 운송비가 오르면 제조사의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당장 인상은 어렵고 조금 더 상황이 좋을 때 얘기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상폭을 둘러싼 간극이 커 최종합의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레미콘운송노조는 지난 1일 수도권 지역 운송비 협상 개시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체 휴업에 돌입했다가 사흘만인 지난 3일 수도권 12개 권역별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하고 휴업을 중단했다.

현재 대부분 권역에서 본격 협상을 앞두고 상견례를 한 상황이다. 협상에 관여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권역별로 협상한다고 하지만 양쪽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정해두고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여 예상보다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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