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에 불어닥친 2금융권 가계대출 한파···불법 사금융 내몰릴라
취약계층에 불어닥친 2금융권 가계대출 한파···불법 사금융 내몰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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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 올 상반기 12.8조 '뚝'
연체율 관리 위해 중금리대출 금리인상 여파
"금융 소외계층 위한 대책 마련 시급한 상황"
계단에 사금융 이용을 권하는 홍보 전단지가 놓여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계단에 사금융 이용을 권하는 홍보 전단지가 놓여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정지수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계대출을 잡기 위해 은행권들이 대출 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는 가운데, 서민들의 급전창구인 제2금융권마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에 이어 2금융권에서도 돈 빌리기 어려운 금융 취약계층의 경우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말보다 12조8000억원 감소했다. 제1금융권인 은행 가계대출이 같은 기간에만 20조6000억원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제2금융권의 월별 가계대출 잔액 감소 추이를 보면 △1월 -2조5000억원 △2월 -3조8000억원 △3월 -3조3000억원 △4월 -1조 △5월 -7000억원 △6월 -1조6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분기별 부실채권 상각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출 심사가 깐깐해진 것도 한 원인이다.

특히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의 금리가 껑충 뛰면서 금융 취약계층들의 선택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17곳이 취급한 '사잇돌2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6월 말 기준 14.99%로, 지난 3월(14.67%)보다 0.32%p 상승했다. 사잇돌2대출은 SGI서울보증과 연계해 신용점수 하위 30%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로 개인당 최대 3000만원을 공급하는 상품이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과 함께 연체율 증가 탓에 충당금 등 비용이 확대되면서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 6월 기준 8.3%로, 지난해 말(6.6%)보다 2%p 가까이 올랐고, 지난 2022년 말(3.4%)과 비교하면 1년 반 사이 두 배 넘게 급등했다.

문제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상호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1로,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이란 응답이 더 많았다. 지수가 음(-)이면 현 수준보다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이란 응답이 더 많은 것을 뜻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대부업체로 향하거나, 심지어 제도권 밖인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서민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도권 금융에서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개인신용평점 하위 10% 사람은 4만8000∼8만3000명으로 추정된다. 1년 전과 비교해 최대 4만4000명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셈이다.

이 때문에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금융 취약계층을 구제하기 위한 관련 법안 개정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대부 행위에 대해 과태료 외에도 형사처벌을 가능케 하는 한편, 법정 최고금리 위반에 대해 형벌을 강화하는 등 현재 대부업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도 수천%대의 이자 등을 요구하는 불법사금융의 근절을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대출을 줄이면서 중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계층의 대출 문턱이 많이 높아진 상태"라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이런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으로 빠지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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