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커뮤니티 등을 둘러보면 카드사에 대한 성토글이 자주 보인다. 이른바 '알짜카드'를 단종했다거나, 리뉴얼이란 명분 하에 스리슬쩍 혜택을 줄였다던가 하는 것을 비판한 글이다. 무이자할부를 없앤 처사에 분노해 주 사용카드를 바꾼다는 글도 종종 보였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며 비용이 급증한 반면, 거듭된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바닥을 찍었기 때문이다. 매분기 매출은 늘어나는데 순이익은 오히려 쭉쭉 떨어지고 있다보니, 고객혜택뿐만 아니라 제 살까지 깎아가며 버틴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일차적 원인은 고금리 기조나 경기침체 같은 대내외 여건이지만, 그 중심엔 악화된 신용판매 수익성이 있다. 비용은 계속 올라가는데 수수료율은 매번 하락하다 보니, 이젠 역마진을 걱정할 지경이다. 설상가상 정부의 대규모 신용사면 등으로 리스크는 더 커졌다.
가맹점주들 역시 일방적 이득을 봤다하기 어렵다. 기존 소비를 견인했던 다양한 카드사 혜택들이 사라지며 고객들 역시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가 줄자 매출도 줄었고, 서로 윈윈해야 할 자영업자들과 카드사 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그 결과 가랑비에 옷 젖듯 카드업권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으며, 결제시장의 주도권은 핀테크 등에 빼앗겼다. 최근 한 카드 관계자는 최근 중개수수료를 3%포인트나 인상한 배달의민족의 뉴스를 보고 필자에게 이게 맞냐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특히 올해 적격비용 재산정을 앞둔 가운데 그간의 비용절감 노력이 올해 수수료율을 인하할 근거로 이용될 것이란 우려는 업권 분위기를 유독 어둡게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한 관계자의 말은 현재 업권 분위기를 고스란히 대변한다.
이처럼 다자가 피해보는 구조를 야기한 것은 시장논리를 무시한 적격비용 산정과정이다. 올해 재산정을 앞둔 가운데 정부와 당국은 합리적 비용산정 대신 포퓰리즘에 의거한 간섭이 지금의 참사를 만든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