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p형 반도체 소재와 이를 활용한 박막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텔레륨(Te) 기반의 칼코지나이드계 p형 반도체 소재를 활용해 상온증착이 가능하면서도 공정이 단순한 p형 Se-Te(셀레늄-텔레늄) 합금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n형 산화물 반도체와 p형 Te의 이종접합 구조에서 Te 박막의 전하 주입 제어를 통해 n형 트랜지스터의 문턱전압을 체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화학회(ACS)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에 4월과 6월 각각 게재됐다.
최근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특히 SHV급(8K×4K)급의 해상도에서 240Hz 이상의 주사율이 요구되면서 p형 반도체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에 활용됐던 n형 반도체 기반의 트랜지스터만으로는 높은 주사율을 갖는 디스플레이 구현에 한계가 있어 n형 특성에 견줄 수 있는 p형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ETRI 연구진은 Te에 Se을 첨가해 채널층의 결정화 온도를 높여 상온에서 비정질 박막을 증착한 후 후속 열처리를 통해 이를 결정화한 p형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그 결과 이동도의 개선과 기존 트랜지스터 대비 높은 온·오프라인 전류비 특성을 확보했다.
연구진은 Te 기반의 p형 반도체를 n형 산화물 반도체 박막 위에 이종접합 구조로 도입하였을 때 Te의 두께에 따라 n형 트랜지스터의 전자의 흐름을 제어하여 n형 트랜지스터의 문턱전압을 조절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특히 패시베이션 층 없이도 이종접합 구조에서 Te의 두께를 조절해 n형 트랜지스터의 안정성을 개선시켰다.
ETRI는 이번 성과를 활용해 고해상도와 저소비전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개발한 n형 산화물 반도체와 Te 기반의 p형 반도체 이종접합 박막 트랜지스터 및 p형 반도체 소자는 300℃ 이하의 공정으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M3D 상용화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조성행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책임연구원은 "OLED TV와 확장현실(XR) 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저전력 상보형금속산화 반도체(CMOS) 회로 및 DRAM 메모리 연구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ETRI 연구진은 Te 기반의 p형 반도체를 6인치 이상의 대면적 기판에서 최적화하고, 다양한 회로에 적용하여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한 후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