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여파에 주요 통화 절상···11개월째 세계 9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외환보유액이 한달새 13억달러 넘게 급증했다. 견고한 달러 강세가 무너지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의 '7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외환보유액이 4135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3억달러 늘었다. 4개월 만에 증가 전환이다.
해당 증가세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분기말 효과가 소멸하면서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감소했지만, 외화 외평채 신규 발행과 미달러화 약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중 주요국 환율을 보면 대부분 달러 대비 절상 흐름을 보였다. 먼저 유로,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달 말 기준 104.55로 전월(105.91) 대비 1.3% 하락했다.
반면 미 달러 대비 유로화는 1% 상승했고, 파운드화 가치도 1.6% 올랐다. 특히 엔화의 경우 최근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달러 대비 5.1%나 절상했다. 다만 달러인덱스에 포함되지 않는 호주 달러화만 미 달러화 대비 1.6% 가량 절하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외환보유액의 88.8%를 차지한 유가증권이 전월 대비 30억7000만달러나 급증했다. SDR(특별인출권)도 3억달러 늘었으며, IMF포지션도 소폭(1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은 20억8000만달러 가량 감소했으며, 금은 47억90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외환보유액 순위는 지난해 6월 홍콩을 제치고 8위로 올랐지만, 두달 뒤인 8월에 다시 9위로 내려온 이래 11개월 연속 순위가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