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PF부채, 소상공인 부채, 제2금융권 건전성 등 4대 리스크 요인에 대해 "위기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계속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병환 위원장은 이날 거시·금융전문가들과 함께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지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2일 기준 S&P500지수는 -1.84%, 나스닥 지수는 -2.43%,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51%, 니케이225는 -5.81% 등 하락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주요국 통화정책, 미국 경기 전망, 국내 부동산 시장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지난 수년간의 흐름에서 큰 변화를 보이는 변곡점에 있는 만큼, 시장 리스크에 대한 한층 더 강화된 점검과 대응이 필요하다" 강조했다. 이에 누적돼온 4대 리스크를 신속하게 안정시키는 가운데, 여건 변화에 따라 새롭게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향후 금리와 부동산 시장 상황과 연계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만큼,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과 건전성 관리에 대한 정책적 입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다음달 1일 예정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이나 DSR의 점진적·단계적 확대 적용 등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의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만큼, 선제적이고 적시성 있는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장 평가와 그 후속조치가 PF부채 연착륙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으며, 연착륙 과정에서 금융권과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날 회의에서 강조했다.
소상공인 부채는 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 조치들과 함께,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누적된 채무를 조금씩 줄여 나갈 수 있도록 경영부담 완화, 매출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하되, 상환이 어려운 경우에는 새출발기금 등 보다 적극적인 채무 조정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실질적인 재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2금융권 문제는 PF, 소상공인 부채 등 여타 리스크 요인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현재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연체율이 안정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과거 위기 때와는 달리 각 금융회사들이 연체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금리안정 기조 하에서 건전성 지표들이 점차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금융시스템이 외부 충격에 취약한 근본적인 요인이 주요국에 비해 높은 부채비율과 부채 의존성에 있다"며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역동성 회복, 금융안정을 위해 부채 중심의 구조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위는 기존 부채 대응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동시에 △밸류업 정책 △부동산 금융 구조도 개선 △정책 금융에 민간 보험자본 유인 등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