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소비자물가가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 떨어졌다. 이는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향후 큰 공급충격이 없다면 현재 수준에서 안정된 물가흐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3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8월 물가상승률에 대해 "당초 예상대로 근원물가가 안정세를 지속한 가운데, 지난해 유가‧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2%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했다. 이는 7월과 비교해 0.6%포인트(p)나 급락한 수치로, 지난 2021년 3월(1.9%)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앞서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2.6%로 소폭 반등했지만, 4월(2.9%)부터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둔화한 주요인은 석유류가격이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7월 8.4%에서 8월 0.1%로 상당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농산물가격 상승률도 폭염에 따른 일부 채소가격 상승에도 햇과일 출하 등으로 둔화 흐름(9.0→3.6%)을 지속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2.1%로 한달새 0.1%p 둔화됐다. 서비스물가가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근원상품가격이 내구재 등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둔화된 결과다.
김 부총재보는 낮아진 물가상승률에 대해 "고물가로 국민들의 고통이 컸지만, 디스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한은의 적극적 통화정책과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등이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향후 물가 흐름에 대해서도 "큰 공급충격이 없다면 당분간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