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는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고, 은행이 각자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가계부채 관련 은행장 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취급에 있어 그간의 심사 경험을 살려 선구안을 발휘하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건전하게 조정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을 효과적으로 안정시키는 동시에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차단하는 등 고강도 대출제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실수요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간담회에는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7개 시중은행장, 5개 지방은행장, 3개 특수은행장, 3개 인터넷전문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그는 "최근 가계대출 관리가 더욱 엄중해짐에 따라 은행권과 감독당국이 오해 없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돼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가계대출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은행이 손쉽고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주택) 부문 위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혁신성장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은 도외시한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취지에서 최근 은행권이 여신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자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개별은행뿐 아니라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도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은행권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와 관련해 시장의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고, 대출수요자들은 불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까지 모든 은행이 동일하게 감독당국의 대출규제만 적용하다 보니 은행별 상이한 기준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라고 생각하지만,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행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 시점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은행은 금융과 실물경제를 연결하는 우리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서도 은행권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건전한 여신 관행을 정착시키는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자발적인 노력이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는 한편, 정책성 대출에 대해서도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관리방안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신용대출, 제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처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