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글로벌 빅테크들, 과태료 4년 새 96% 급감···세무조사 불응에도 속수무책
[국감] 글로벌 빅테크들, 과태료 4년 새 96% 급감···세무조사 불응에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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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태로 건수 98% 감소···법인세 회피에 국세청 대응 어려워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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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구글·메타·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세무조사 거부에 나서도 국세청의 대응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세무조사에 불응한 외국계 기업에 국세청이 부과한 과태료 건수는 지난해 2건, 액수로는 총 6600만원에 그쳤다. 지난 2019년 116건(21억800만원)에 비해 건수로는 98%, 금액으로는 96%가량 급감했다.

현행 국세기본법은 납세자가 국세청의 질문·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과세 자료 제출을 기피할 경우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한다. 다만 법원은 지난 2021년 하나의 세무조사에 한 건의 과태료 부과만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이는 이후 자료 제출·조사를 몇 차례 거부하든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가 최대 5000만원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과태료 수천만원으로 수천 수백억원의 법인세를 피할 수 있는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수익을 해외 본사에 송금한 뒤 세무조사에서는 "자료가 해외 본사에 있다"는 식으로 버티고, 국세청이 이익 규모를 추산해 세금을 부과할 경우 조세행정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를 제시해 승소하는 방식이다. 

조세불복 단계에서 부과된 세금을 취소받은 사례도 많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법인 포함)에 대한 국세청의 조세행정소송 패소율은 지난해 기준 19%로, 전체 소송 평균(9%)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6대 대형 로펌을 대리인으로 내세운 경우 액수 기준 국세청 패소율은 79.3%를 기록했다.

송 의원은 "현행법상 납세자가 과세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과세관청이 추계 과세를 할 수밖에 없는데, 처분에 불복한 뒤 향후 유리한 자료를 골라 제출하면 과세 처분이 취소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업체의 법인세 기피도 더욱 고착화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7733억원의 매출을 올린 '넷플릭스코리아'는 107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는 데 그쳤으며, 같은 해 3449억원의 국내 매출을 기록한 구글코리아 역시 납부 법인세가 170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은 "구글코리아의 실제 매출이 연 12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나 국내 앱마켓 매출 등을 싱가포르법인에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매출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선진국들은 기업이 과세 자료 제출에 불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세무조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실상 세무시효가 중단되며, 조사 단계에서 내지 않은 과세 자료를 조세 불복 이후 증거로 제출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과세당국 자료 제출 통지에 불응하면 형사 처벌까지 가능하며 독일은 불응 정도에 따라 제재 수위를 높이는 '비례적 제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송 의원은 국세청 자료 제출 거부 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국세기본법 발의를 준비 중에 있다. 해당 법안은 다음달 이후 국회 기재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일부 외국계 기업의 자료 제출 기피 행태는 조세 정의를 훼손하고 국부를 유출하는 행위"라며 "시행령을 통해 매출 규모에 따라 과태료 구간을 세분화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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