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밴드 1360~1380원···韓 GDP, 대외 리스크 등도 변수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달러 강세 속 1370원을 돌파하는 오름세를 보였다. 견조한 미 경기지표 속 트럼프 리스크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21~25일)은 1360원 후반에서 1370원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이벤트 소강국면 속 달러 강세 및 원화 약세를 저지할 마땅한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단기적으로 1380원에 닿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18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0.1원 내린 달러당 1369.6원에 개장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52.0원으로 출발해 오후 3시 30분 기준 1369.7원으로 상승 마감했으며, 장중 1373원까지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1300원대에 진입했던 지난 9월 말과 비교해 70원 가량 급등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강달러와 이벤트 소강국면으로 요약된다. 9월 비농업 고용의 깜짝 호조 이후 달러의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를 저지할 마땅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이벤트를 살펴보면 22일 한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잠정)이 발표되며, 24일에는 S&P 글로벌이 발표하는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와 25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있다.
이 중 국내 GDP는 전분기 대비 0.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S&P에서 발표하는 PMI 잠정치 역시 전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물가상승세도 크게 둔화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외환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반면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리스크를 들 수 있다.
미 대선을 약 2주 가량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다시 우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내건 대규모 감세, 관세 인상 등은 강달러 재료인 만큼 추가 상승 여지도 충분하단 전망마저 나온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를 제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택이 무인기 공격에 노출되는 등 중동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오는 27일 예정된 일본 총선도 변수다. 현재 일본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 자민당이 12년 만에 단독 과반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출범 초기인 이시바 정부가 흔들릴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인민은행 역시 이날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예고한 데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종합하면 미 고용 호조 이후 달러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이를 저지할 재료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고점 인식 속 수출업체의 네고가 유입되고 있지만, 달러 강세를 제약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반대로 미 대선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며 오히려 추가 상승 여지를 열어둔 상황이다. 이번주 예상밴드는 1350~138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350~1380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중국의 추가경기 부양책 기대감에 추가 상승폭은 제한될 것이다. 주 후반 예정된 주요국들의 PMI 예비지표 등을 대기하며 제한된 레인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동 및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 확률 상승은 환율 하단을 지지한다. 특히 노골적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의 상승세는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 1360~1375원
미국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환율의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1370원이라는 환율 레벨이 단기 급등의 저항선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이상 올라오긴 어려운 형국이다. 당분간 1370원 전후에서 좁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주 예정된 이벤트는 미국보다 3분기 우리나라의 GDP 정도가 변수로 보인다. 현재 연율 기준 2~2.1% 정도가 예상되는데, 이는 2분기(2.3%)에 비해 조금 둔화된 수준이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환율을 조금 더 상승시킬 수 있다고 본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 : 1355~1380원
최근 환율이 급등한 원인은 미국 9월 고용 쇼크에 따른 미 장기금리 반등과 미 대선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과 영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인 기조도 글로벌 달러 가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요인으로는 북한 도발 이슈와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지속된 가운데, 당분간 달러 약세나 원화 강세를 유발할 재료가 부재하다. 환율 상단은 지난 8월 고점 수준인 1380원까지 열어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