企銀, 中企 살리기보다 죽이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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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 행태 '여전'-예대마진율 '최고'...회원권과다 보유 '웰빙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용수 기자] <pen@seoulfn.com>  국책은행이자 중소기업의 대출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은행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살리기'에 앞장 서야할 설립취지와는 달리 되레 중소기업을 고통스럽게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소기업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22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관련 꺾기영업 행태가 여전하고, 작년 기업대출 예대마진율 3.53%로 17개 은행 중 최고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기업은행의 최대 문제점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을 하면서 시중은행의 악습인 꺾기 영업이 교묘하게 비틀어진 행태로 여전히 자행하고 있다는 것과 중소기업을 상대로 높은 이자수익을 거둔다는 데 있다.
 
금감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 2008년 8월말 현재 1만4094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대출액의 20.4%를 꺾기영업 방식으로 대출금을 묶었고, 2005년~2008년 8월말 현재 6만5040개 중소기업 대출액의 15.3%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꺾기영업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권에서는 대출이 발생한지 10일 안팎에 예적금 등 수신이 발생하면 '꺾기영업'으로 본다.
 
수치상으로 볼때 기업은행의 정기예,적금 비중은 2005년 12.1%에서 2008년 8월말 현재 6.6%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적으로는 기업은행의 꺾기 영업관행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중기채 등 유가증권 매각과 예금담보 대출 비중이 급증한 점을 미뤄볼때 사실상 우회적으로 꺾기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유가증권매각 및 예금담보 대출비중은 2005년 1.6%에서 2008년 8월말 현재 13.8%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지나친 고금리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납득키 어려운 대목이다. 이한구 의원 등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중소기업 50%가 영업수익으로 이자를 못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기업은행의 예대마진율은 3.52%로 17개 국내은행 중 최고다. 작년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이자율도 평균 6.48%로 국내 17개 은행 중 8번째로 높았다. 이는 시중은행 평균보다 무려 0.23%P 높은 수치다.
 
때문에 기업은행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자수입 올리기에 혈안이 됐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이자수익을 거둔 기업은행은 인건비 인상과 과다한 골프장 등 회원권 구매 등 방만경영을 하고 있어 '중소기업전담은행'이라는 설립취지를 아연케하고 있다. 
 
이한구 의원 등에 따르면 작년 현재 연봉 1억원 이상의 직원은 439명에 이른다. 이는 2003년 대비 87배 증가한 수치며, 정규직 직원의 6.4%에 해당한다. 또 2002년부터 233억원을 투자해 총 278구좌의 각종 회원권을 집중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방만경영으로 기업은행은 2008년 6월말 현재 총 675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한구 의원은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기업은행이 시대에 걸맞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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