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0원 넘게 급락하며 1380원대로 복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추세적 인하라는 정책기조를 고수하며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한 달러 강세가 진정됐다는 평가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10.6원 내린 달러당 1386.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급락한 배경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지난 6~7일(현지시간) 진행된 11월 FOMC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당초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이는 만장일치 결정으로, 9월 '빅컷(50bp 인하)'에 이은 추가 인하다.
연준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둔화된 물가상승률과 고용을 지목했다. 물가 안정 관련 자신감이 있다는 표현이 삭제됐지만,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은 여전히 물가 둔화에 확신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추후 인하 결정 여부에 노동시장이 중점이 될 것이라 언급하는 등 대체로 완화적 분위기였다.
특히 파월 의장은 트럼프 발 사임권고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등 기존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한 전망치와 12월 인하 가능성 등이 유지되며, 트럼프 트레이드로 상승했던 부분들이 빠르게 되돌려졌다.
전일 105.3pt까지 상승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23pt까지 하락했으며, 4.48%까지 상승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4.34%선까지 내려왔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2%에 턱걸이했다.
반대로 주요국 통화가치는 일제히 반등했다. 전일 1.06달러선까지 후퇴했던 유로·달러 환율은 1.08달러선을 회복했으며, 엔화와 위안화 역시 달러당 153엔, 7.141위안선까지 절상(하락)한 상태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파월의 발언으로, 시장의 관심이 대선에서 펀더멘탈로 복귀한 모습"이라며 "환율도 이러한 흐름을 추종하며 1380원 초반대에서 하단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레드스윕 경계감, 중국 부양책 실망감 등은 환율의 상방변수"라며 "중국 전인대 회의에서 시장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존재하지만, 정작 기대감과 괴리가 상당할 수 있다. 상하방 모두 넓게 잡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