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2.0] '3高' 장기화 불가피···韓경제 불확실성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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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장벽 재현 가능성···실물경제·금융시장 타격 예상
골드만삭스 "보편관세로 韓 경제성장률 1%p 하락"
지난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 선언 방송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노믹스 2기에선 '보편 관세'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무역장벽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수출 타격 등에 따른 실물경제 악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장기화 국면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 경제정책은 '관세 폭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산 제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매겨 중국과의 교역을 전방위적으로 축소하는 한편,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도 10%에 달하는 '보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편 관세는 물론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강도 견제는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수출 위축이 예고된 만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성장률도 둔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보편 관세가 실제로 이행될 경우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이 최대 448억달러까지 감소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최대 0.67%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같은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겨우 끌어내린 물가도 다시 치솟을 수 있다. 실제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4.45%까지 급등했다. 물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지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관세 폭탄과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대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1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되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0.4%p(포인트) 낮아지고 우리나라 성장률은 1%p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6일 트럼프의 재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4.2원까지 상승, 지난 2022년 10월 7일(장중 1413.5원) 이후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트럼프의 자국 우선주의 공약이 강달러의 재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한국 금융시장은 지난 트럼프 1기 당시 패닉장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30원 가량 출렁일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됐고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됐던 2018년엔 국내 증시가 대폭 하락하며 혼란이 커지기도 했다.

다시 한번 트럼프 정부를 맞이하게 된 정부는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긴밀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트럼프 당선과 관련해 금융·외환시장(거시경제금융회의), 통상(글로벌 통상전략회의), 산업(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등 3대 분야별 회의체를 가동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하고 선제적이고 빈틈없는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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