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8.1조 증가···중기만 5.3조 늘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900조원을 돌파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과 수도권 주택거래 감소세에 증가폭이 꺾였지만, 20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그 결과 가계대출 역시 4조원 가량 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1일 한국은행의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113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가폭은 전월(5조6000억원) 대비 줄었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택담보대출로, 한달새 3조6000억원 늘어난 90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지만 증가폭은 전월(6조1000억원)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수도권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보여진다.
9월 5000억원 감소했던 기타대출(238조1000억원)은 한달새 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소멸 영향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기업대출도 크게 확대됐다. 10월 은행 기업대출(1324조3000억원)은 한달새 8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전월(4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도 크게 확대됐다.
이 중 대기업대출(278조6000억원)은 전월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으며, 중소기업대출 잔액(1045조7000억원)도 5조3000억원이나 급증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이 재취급되면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중소기업대출 역시 부가가치세 납부, 중소법인의 시설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10월 은행 수신(2399조2000억원)도 전월 대비 8조4000억원이나 증가,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 중 정기예금은 14조4000억원이나 급증, 전월(6조3000억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다. 은행의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예금유치 노력과 지자체 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은 9월 11조원 증가에서 12조5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유입됐던 자금이 재유출되고,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