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2013년 정점, 안전용품시장은 성장 가능성 커
당기순이익 30% 가량 배당 약속, 장남 곳간 확대될 것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블랙야크아이앤씨(I&C)의 기업상장 후 비와이엔(BYN)블랙야크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김태효 블랙야크I&C 대표이사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회사 측이 약속한 두둑한 주주환원책은 강준석 기타비상무이사 등 최대주주의 곳간을 불리는 데 쓰이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13일 블랙야크I&C에 따르면 오는 19일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의 합병 관련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2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블랙야크I&C 1주당 미래에셋비전스팩1호 0.5169294주다. 이에 따라 신주 319만2555주가 발행되며, 기존 2110만주와 합해 총 2429만2555주가 상장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블랙야크I&C의 기업상장(IPO)이 BYN블랙야크그룹 승계 시나리오의 일부라는 의견이 나온다.
안전화, 안전복, 기타안전용품 등을 제공하는 기업인 블랙야크I&C는 BYN블랙야크그룹 오너 2세의 가족회사다.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75)의 장남인 강준석 이사와 차녀 강영순씨가 각각 65.15%와 28.14%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93.28%를 보유중이다.
강 이사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블랙야크I&C 대표로 역임했지만, 상장을 앞두고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뒤 기타비상무이사로 지내고 있다. 강태선 회장과 그의 장녀인 강주연 동진레저 사장도 블랙야크I&C 사내이사였으나, 현재 이사직을 내려놨다.
합병 상장 후에도 강 이사는 56.59%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강영순씨 지분(24.44%)까지 합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81.02%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 때문에 IPO 이후 강 이사는 블랙야크I&C를 활용해 BYN블랙야크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블랙야크I&C를 실질적 지주사로 만든 뒤,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BYN블랙야크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비슷한 사례로 한화그룹의 한화에너지가 있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인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중인 실질적 지주회사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 지분 확보에 나섰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삼형제는 사재 투입 없이 한화 지분을 17.7% 보유하게 된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블랙야크I&C가 BYN블랙야크와 합병하는 방식이다. 앞서 SK그룹은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비상장사인 SK E&S을 합병하면서 각각 기준시가와 자산가치·수익가치 평균값을 합병가액으로 정했다. 마찬가지로 블랙야크I&C의 시장가격이 높아지면 강 이사가 확보할 수 있는 BYN블랙야크 지분은 늘어난다.
이에 대해 블랙야크I&C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 모두 "합병에 대해 내부적으로 발언이 있었던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진일정 블랙야크I&C CFO 상무는 "두 회사가 합병할 필요가 없이, BYN블랙야크는 B2C 아웃도어 사업을 하고 블랙야크I&C의 B2B사업으로 양날개로 같이 가는 게 좋다고 여겨진다"며 "블랙야크I&C를 팔거나, 혹은 사업규모를 키워서 상속세를 마련해 BYN블랙야크를 사들여야 하는데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야크와 같은 아웃도어 브랜드는 등산복의 일상화로 2013년쯤 정점을 찍었다"며 "블랙야크I&C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안전용품 시장의 경우 연평균 6.3%씩 커져, 2027년 1조2352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용품 시장은 블랙야크I&C와 더불어 K2세이프티, 지벤세이프티 등 3곳만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다만, 회사가 약속한 '당기순이익의 30% 수준'인 배당액은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보다는 강 이사 등 최대주주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블랙야크I&C의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은 36억6500만원을 기록해, 배당금은 약 10억9950만원으로 산정된다. 이 중 약 6억2000만원은 강 이사, 약 2억6900만원은 강영순씨 몫이다.
2023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지난 2022년 당기순이익 39억9000만원을 남겨 3억원을 배당했고, 당시 지분 70%를 보유한 강 이사에게 2억1000만원, 30%를 보유한 강영순씨에게 9000만원이 지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고려할 때 최대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는 3배 넘게 늘어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