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4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개장식을 개최하고,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시장 운영을 시작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이사는 "시장의 요청에 맞춰 기민하고도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자본시장 밸류업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투자자에게는 더 좋은 투자 환경과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적이고 신속한 거래체결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년 11월 설립된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7월 예비인가를 취득했다. 이후 2025년 2월 본인가를 취득하며 법인 설립 후 2년 4개월에 걸친 준비기간 끝에 이날 첫 거래를 시작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13년 ATS제도 도입 후 12년 만에 해외처럼 '복수 주식 거래시장 시대'를 열게 됐다.
이번 넥스트레이드 개장으로 투자자들은 두 거래소 중 유리한 곳을 골라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래 시간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은 기존 장마감 이후 발생하는 글로벌 이슈에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국거래소(KRX)는 오전 9시에 개장해 오후 3시 30분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 개장으로 한국거래소 정규장이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8시 50분에 '프리마켓', 종료 후인 오후 3시 30분∼8시에 '애프터마켓'이 운영된다. 넥스트레이드의 '메인마켓'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20분으로 한국거래소의 기존 정규장과 겹친다.
시가·종가는 KRX에서 산출한다. 그 과정에서 혼란을 줄이고 시세조종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NXT의 메인마켓 운영 전후인 오전 8시50분~9시, 오후 3시 20분~30분에 각각 10분씩 두 번의 거래가 중단된다. NXT의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은 특정 종목의 급격한 변동성 방지를 위해 가격 변동 폭을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를 기준으로 ±30%로 제한했다. 한국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거래 정지, 변동성 완화 장치(VI), 서킷브레이커, 사이드카 등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KRX에서 제공하는 시장가·지정가(일반·최우선·최유리·조건부) 등 호가 외에도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자동 조정되는 방식의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방식의 '스톱지정가호가'도 도입했다.
투자자들은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에 이용하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투자자가 주문을 하게 되면, 증권사는 '최선집행의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KRX와 NTX 중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에 맞춰 주문을 체결하게 된다.
다만 증권사마다 넥스트레이드에 참여 하는 시점이 다르다. 교보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KB증권, LS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증권사 14곳은 출범일에 맞춰 모든 시장 거래에 참여한다.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케이프증권, 한양증권, BNK증권, DB증권, IBK증권, iM증권, SK증권 등 14곳의 증권사는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에 먼저 참여한 후 추후 메인마켓에 참여할 계획이다.
우선 4일부터 16일까지 2주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스트리, LG유플러스, S-Oil 등 5종목, 코스닥 시장에서는 골프존, 동국제약, 에스에프에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5종목이 거래된다. 거래 종목은 17일부터는 110개, 24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350개, 31일부터 800개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향후 규정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연말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거래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NXT는 한국거래소와 동일한 법적, 규제적 감독하에 운영되지만 거래시간 확대, 새로운 주문 유형 도입, 수수료 경쟁 등을 통해 투자자의 편익을 증대할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증권시장 인프라 다양화, 투자자 보호, 시장 건전성 유지 등 공정한 자본시장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수수료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현행 체결 수수료 대비 20~40% 낮은 수준의 수수료 정책을 발표했으며, 이는 투자자의 거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NXT의 출범으로 한국거래소의 100% 독점 구조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결과적으로 거래비용 절감을 통한 증권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에프터마켓에서의 내부자거래, 선행매매 등의 위험이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