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산업 전시회 '2025 인터배터리'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전시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극복할 차세대 제품과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4680·4695·46120) 셀 라인업을 공개한다. 46시리즈는 지름이 46밀리미터(mm)인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2170(지름 21mm·길이 70mm) 배터리 대비 에너지 용량출력을 5배 이상 높일 수 있어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성능을 더욱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모듈·팩솔루션(CAS)과 배터리관리토탈솔루션(BMTS)도 전시한다. 이중 BMTS는 기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안전진단 및 퇴화·수명예측 등 여러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솔루션이다.

이 밖에도 니켈 함량을 줄이고, 고전압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 올린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 셀, 소형 배터리 셀을 탑재한 로봇 등을 출품한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건식 전극 공정을 비롯해 바이폴라 배터리, 소듐이온 배터리 등도 소개한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과 초급속 충전, 초장수명 배터리 등 '초격차 기술'을 대거 공개한다. 구체적으로 전고체 배터리는 2027년까지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신설된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중심으로 900와트시/리터(Wh/L)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태다.

삼성SDI 측은 "독자 조성한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과 혁신적인 무음극 기술을 통해 음극 부피 줄이고 양극재를 추가함으로써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튬이온 이동경로 최적화 및 저항 감소를 통해 배터리 잔량 8%에서 80%까지 9분만에 충전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도 발표한다. 양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소재 내구성 강화를 통해 배터리 수명을 20년으로 늘린 초장수명 배터리의 2029년 양산 계획 역시 소개한다. 

삼성SDI는 배터리 단자를 위에서 옆으로 옮겨 에너지 효율과 쿨링 시스템을 강화한 새로운 폼팩터 CTP(Cell to Pack),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거나 충격이 가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고열과 가스를 배출구로 빠르게 배출해 배터리 간 열전파를 최소화시키는 열확산 방지 기술도 공개한다.

SK온은 배터리 안전성 및 성능을 개선하는 액침냉각 기술을 전시한다. 액침냉각은 절연성 냉각 플루이드를 배터리 팩 내부에 순환시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냉매가 배터리 셀과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공랭·수랭식 등 간접 냉각 방식보다 온도 상승을 더욱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SK온은 독자적 무선 BMS를 접목해 액침냉각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무선 BMS는 배터리 셀 탭에 무선 칩을 부착하고 모듈 안테나를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기존 BMS의 구조 복잡성, 공간 효율 저하, 냉각 성능 저해 등의 문제를 보완한다.

무선 BMS 기술이 상용화되면 배터리 여권 보급과 활성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무선 칩을 활용해 각 셀의 생산 공정,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등 이력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으며, 배터리충전상태(SOC), 잔존수명(SOH), 출력수명(SOP) 등의 진단 정보도 효과적으로 저장·관리할 수 있어서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만큼, 향후 액침냉각 및 무선 BMS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SK온은 해당 시장을 선도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기반으로 모빌리티의 전동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이 주관하며,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체 및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 약 640개사가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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