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설' HK저축은행 대주주, 팔고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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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검토 '중단'... 가능성 '여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일본계 대부업체에 매각될 것이라는 풍문이 돈 HK저축은행은 이를 극구부인하고 있어 진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HK저축은행측은 매각 검토를 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선 이와 관련된 논의를 모두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매각검토를 중단한 이유가 금융시장 악화라는 어중간한 해명을 남겼다. 매각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정보가 새어나가서면서 왜곡이 됐다는 설명인 셈.

그러나 주변 여건은 매각 협상이 언제라도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HK저축은행이 매각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심지어는 최근 HK저축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상장폐지에 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HK저축은행의 '실속없는' 경영실적과 불투명한 금융환경이  대주주로 하여금 매각에 불을 댕기고 있다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HK저축은행은 최근 부동산PF대출 연체율 급증 등 실망스러운 성적표와 금융환경의 불안감 가중 등으로 중단기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대주주에 있는 에슐린유한회사는 언제든지 팔아치우고 나갈 가능성이 높아 HK저축은행의 주인은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HK저축은행의 지분은 MBK사모펀드의 페이퍼 컴퍼니인 에슐론 유한회사 79.5%, 현대캐피탈 15.49%, 소액주주 5%로 구성돼 있다.

특히 2대 주주인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6년 10월 제3자 배정에 의한 유상증자 형태로 합류했다. 당시 지분은 19.31%이며, 주가는 6000원 초반 대를 형성했지만 실제감자 등을 감안하면 주당 9000원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당초 투자목적으로 지분 참여를 한 만큼, 매각에 대해선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참여 초기에 비해 HK저축은행이 부실을 털고 흑자전환을 한 만큼, 소기의 목적도 달성한 상태”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2대주주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매각설은 업계에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HK저축은행의 상장폐지 추진이 풍문의 진원지다. 시장에선 HK저축은행의 상장폐지가 M&A 추진을 더 수월하게 만드는 방편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에슐론 유한회사는 정리매매기간(상장폐지 승인 후 7영업일) 및 상장폐지 후 6개월 동안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5% 지분을 주당 7500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에슐론 유한회사의 지분은 85%대에 육박하게 된다. 사실상 에슐론 유한회사의 지분만으로도  HK저축은행 매각은 가능해지는 셈이다.

실상은 HK저축은행의 주식은 거의 유통되지 않은 상태. 이미 유통 주식이 10% 미만으로 떨어져 있어 상장 폐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HK저축은행이 상장 폐지를 추진한 것이 매각 협상 과정을 최대한 감추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MBK사모펀드와 같은 회사는 공개 입찰보다는 1대1 접촉을 통한 매각을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며 “상장사의 경우 이 과정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은행의 실소유주 MBK사모펀드는 조건만 맞다면, 언제든지 기업을 사고 파는  바이아웃 전문업체라는 점에서 물밑접촉을 통한 '은밀한' 거래에 구미가 더 댕길 수 밖에 없는 것.

업계에서는 MBK사모펀드가 H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갈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우선 HK저축은행은  생산성 약화 등과 더불어 저축은행업계가 공통분모로 안고 있는 부동산PF대출건으로 중단기적으로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저축은행 상장사 5곳의 9월말 기준 1인당 영업수익을 조사한 결과,  HK저축은행은 1억 6076만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저축은행이 3억971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저축은행 3억856만원, 솔로몬저축은행 2억9560만원, 제일저축은행 2억754만원 순이다.

정작 당사자인 HK저축은행은 인수설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요구가 이뤄지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로선 어떠한 인수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K저축은행 김종학 행장은 “매각 검토는 완전히 중단된 상태”라며 “금융시장의 악화로 매각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행장은 “완전 정상화가 된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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