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출총제 폐지…수혜주는?
오늘부터 출총제 폐지…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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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 SK·삼성·한화證 등 꼽혀, ‘지배력 강화’ 전망도
경제위기로 당장 대규모 투자 힘들어, 장기적 시각 필요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출자총액제한제도 관련규정이 25일부터 일괄 폐지되면서, 대기업 계열 증권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그룹이 투자를 늘리면서 증권사들이 ‘출총제 수혜’를 톡톡히 누리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제위기로 인해 대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지극히 미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위원회는 25일 출총제 폐지를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 이번 출총제 폐지의 대상이 되는 곳은 삼성, 현대자동차, SK, 롯데, GS, 현대중공업, 금호아시아나, 한진, STX, 신세계 등 10개 기업집단 31개사다. 원래 14개 기업집단 소속 543개 계열사가 출총제 대상이지만 예외조항이 많아 실제로는 이들 기업에만 적용이 됐었다.

증권가에서는 출총제 폐지에 따른 장기적인 투자 확대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출총제 때문에 투자를 못 하거나 자본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더욱이 경제위기로 인해 작년부터 PI(자기자본투자) 규모도 점차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단기적으로는 출총제로 인한 투자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향후 증권사의 구조개편이 있을 때 대형 M&A 추진을 위한 자본 수혈을 기대할 수는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 증권주의 반짝 상승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보증권 임승주 연구위원은 “출총제가 폐지되면서 모기업이 계열 증권사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다”며 “이 같은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는 SK증권, 한화증권, 삼성증권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증권이 24.47%, SK증권이 34.72%, 한화증권이 32.53%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대기업 계열사인 HMC투자증권(54.85%)과 하이투자증권(76.15%)에 비해서도 떨어지는 수치다.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추가적인 지분 매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임 연구위원은 또 “하지만 이들 증권사도 주식시장에서 반짝 주목을 받는데 그칠 것”이라며 “금융시장 자체가 불안하고, 모그룹에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추가적인 증권업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임 연구위원은 “현재로선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위원은 “출총제 폐지는 자회사 증자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삼성증권보다도 SK증권이 출총제 폐지의 혜택을 더 누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규모를 갖춘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 연구위원은 “아직 중소형사에 머물고 있는 HMC투자증권, 이트레이드 증권, 한화증권 등도 대규모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경제위기로 인해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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