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이야기] '아줌마 부대'에 '별'이 없다
[보험 이야기] '아줌마 부대'에 '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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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위주 업무 경향에  업력 짧아
금융비즈니스 이미지 전환 필요

[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보험업계에서 고위급 여성인력이 척박하다. 최근 은행권에서 부행장급 여성임원이 속속 배출된 것과 비교했을 때, 여성인사에 대한 보험업계의 분위기는 정체된 듯하다. 속칭 '아줌마 부대'(설계사)로 불리는 여성들이 영업을 주도하는데도 정작 '높은 자리'(임원)에 여성을 앉히는 데는 인색하다. '별'(장군)없이 전투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보험업이 전문적인 금융지식이 아닌 영업분야로 인식돼 타금융권에 비해 여성직원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연장선으로 임원급의 충분한 업력이 쌓이지 않아 여성임원 배출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9곳의 중대형 생명보험사의 상무급 이상(임원보 포함) 여성임원은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외국계 회사 여성임원이 16명을 차지했다.

손해보험사의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손보사 내 여성임원은 한 명도 없다.

국내 생보사 중 교보생명이 3명으로(신교정 전무(소매여신사업 본부장), 허금주 상무보, 황미영 상무보) 가장 많은 수의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에는 한 명의 여성임원(남대희 브랜드전략팀 상무)이 재직중이다.

반면, 외국계 생보사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ING생명은 총 10명(원미숙 부사장, 김유미 부사장, 황정희 전무, 소혜정전무, 잉테오 전무, 윤경혜 상무, 최정애 상무, 김상희 상무, 김영중 상무, 정순영 상무 등)으로 보험업계 중 최다 여성임원을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손병옥 부사장, 조의주 전무, 유신옥 상무)과 PCA생명(김혜원 전무, 서영주 상무)은 각각 3명, 2명씩 재직하고 있다.

A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영업이 남성적인 부분이 있어, 여성이 하기에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 생보사 관계자는 "외국사의 경우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사는 자사 직원 가운데 임원으로 선발하는 경향이 짙은데 임원까지 올라가기에는 여성직원들이 경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가 여성임원의 '불모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장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은행과 증권과 같은 타 금융업에 비해 보험학이 일반화되지 않은 점도 개선사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대환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보험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영업에 치중돼 있고, 보험설계사는 비전문가의 이미지가 크다"며 "영업이 아닌 금융비즈니스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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