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늘의 별 따기' 된 신축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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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신혼인 첫째 언니는 서울 노원구에 공급되는 '서울원 아이파크' 청약에 도전했다. 3000세대 이상의 '매머드급' 규모 단지인 데다가, 초기부터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곳이라 내심 당첨을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신혼부부 특공 실패, 일반공급도 500번대 대기를 받았다.

이를 본 둘째 언니는 경기 용인 처인구 끝자락에 대형 건설사가 공급한 신축 매매를 고려하고 있다. 11월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현재 마이너스피가 붙었다. 주변은 허허벌판, 지리적 이점도 없는 곳이지만 수도권 신축에 마이너스피로 들어가는 상황을 기회라고 생각한 듯했다.

사회 초년생인 기자는 일찌감치 청약이나 신축 아파트 입주를 포기한 상태다. 청약이 된다해도 구매할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월급으로는 서울 중간 가격대 아파트 한 채(10억8631만원)를 사려면 한 푼도 안 쓰고 모았을 때 약 27년이 걸린다. 하지만 전·월세 가격이 오르고 2~4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기엔 내 집 마련의 욕구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때문에 몇 달 전, 출퇴근이 용이한 입지의 15년 된 빌라 매매를 고려했다. 인테리어가 잘 되어 새집처럼 보였고, 경제적으로도 적합했다. 소득수준에 맞는 주택인데, 주변에선 사지 말라며 말렸다. 심지어 부동산 중개인도 다시 고려해 보라고 했다. 괜히 '무주택자' 자격을 없애지 말라는 것이다.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도, 되더라도 아파트를 매입할 돈이 없는데 말이다.

설령 '영혼을 끌어모아' 아파트를 매수한다고 해도, 수억원에 달하는 대출 부담은 막대하다. 5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30년 원리금균등상환, 3.7% 대출 금리를 적용하면 매월 약 230만원을 갚아야 한다. 남은 월급으로 근근이 살아야 하는 현실을 떠올리면 숨이 막힌다.

과거 집은 '사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16년간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수익률은 4%대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았다. 코스피 연평균 수익률(4.6%)보다는 낮지만, 변동성(9.6)이 코스피(420)보다 월등히 낮아 안정적이다.

이러한 아파트 시장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비아파트 정책이 일부 도입됐다. 수도권 전용 85㎡ 이하, 공시가 5억원 이하, 지방은 공시가 3억원 이하 빌라를 구매하면 청약 시 무주택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청약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본다. 

청약 조건 완화만으로 비아파트에 대한 기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이 부족한 탓에 비아파트의 거주 환경은 계속 낙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껏 정부는 비아파트를 투자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다주택자,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의 정책만을 써 왔다. 그러다 보니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비아파트는 도심에 있어도 집값이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계급 의식이 형성됐고, 이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아파트를 건전한 주거시장으로 육성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노후 저층 주거지에 주차장, 편의시설, 생활 안전시설 등 인프라를 지원하고, 공급자에게는 혜택을 늘려야 한다. 소규모 주택 사업은 대규모 부지가 필요 없어 도심에 공급될 가능성이 높고, 수요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이는 주택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제라도 비아파트가 단순히 대안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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