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증시, 강세장을 기대하는 이유
2013년 증시, 강세장을 기대하는 이유
  • 김용구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선임연구원
  • ygno.1.kim@samsung.com
  • 승인 2012.12.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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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구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선임연구원
다사다난했던 2012년 한 해도 어느덧 그 끝자락에 다가섰다. 유로존의 불확실성은 관련기구와 당사국의 노력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재정절벽에 대한 논의는 연말까지 밀려있던 숙제를 끌어안고 마지막 초재기에 들어갔다. 꿰매놨던 유럽의 상처가 다시금 도진다면, 또 재정절벽 협상의 연내 타결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된다면 시장은 다시금 혼돈 속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리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글로벌 경제는 위기(Crisis)와 봉합(Response) 그리고 개선(Improvement)과 안도(Complacency) 등, CRIC 사이클의 연속으로 정리할 수 있는 2012년 한 해를 넘어오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적지와 그 최단 경로가 적혀있는 보물지도를 수많은 대가와 시행착오를 통해 확보했기 때문이다. 재정절벽 협상 역시 미국 정치권이 대중의 의사에 반해 섣불리 불섶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는 것이 옳다. 물론 연내에 그 해답이 가시화되는 것이 좋겠지만, '정치적'이라는 단어에는 다양한 가능성과 타협의 여지가 내포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12년의 상처와 고뇌는 2013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성숙의 시간이었다. 일련의 위기 이후 글로벌 경기는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렸지만,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의 핵심이었던 Reflation의 효과가 가시화되며 바닥권을 돌아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두 가지 경로로 동시에 진행되었던 그간의 노력은 음수로 점철되었던 경기지표의 반등과 금융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될 것이다. 그렇다면 글로벌 경기의 다음 차례는 가파른 회복국면이 진행될 것임을 판단해볼 수 있다.

결국 잇따른 경기 둔화와 침체국면에서 현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이 시대의 표상이었다면 2013년에는 본격적인 주식 전성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또, 그 조류의 핵심은 2013년의 한국증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에 대한 방향이 명확히 서야 한다. 하나는 매크로 사이클(Macro Cycle)의 개선이고, 두 번째는 유동성의 유입, 마지막은 상대적으로 낮은 벨류에이션 여건이 될 것이다. 2013년 한국증시는 세 가지 시장 상승의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이른바 G2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사이클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국 통화당국의 정책적 고민은 주택경기 활성화였고, FED가 쏘아올린 유동성이라는 공은 소비심리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주춤거리던 중국의 산업생산과 투자 사이클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다시금 정상작동하기 시작했다. 비록 유로존의 환부가 독일을 위시한 우량국가로 전이되는 모습이지만, 미국과 중국의 회복은 상처를 어루만질, 글로벌 Macro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이다.

또한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자, 글로벌 자금시장은 바야흐로 Risk On 무드로 접어들고 있다. 선진 각국의 공격적인 양적완화의 결과물은 하반기로 접어들며 아시아 신흥국으로 몰려들고 있고, 그 핵심에는 한국증시가 있다. 특히 재정과 경상수지 모두 양호하고, 원화 표시자산의 추가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부분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쉬 간과할 수 없는 요소가 될 것이다.

벨류에이션 측면 역시 PER 기준으로는 8배 남짓, PBR 기준으로는 여전히 1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며 한국증시 바겐세일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채권자산 대비 주식자산 기대수익률을 나타내는 Yield Gap 측면에서 살펴보면, 과거 10년 평균 6.67%를 훌쩍 뛰어넘는 8.67%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안전자산이 선사하는 안정성이 부각되며 위험자산의 변동성이라는 가치가 무시된 결과인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주식 변동성이 음의 방향으로 작용했다면, Macro Fundamental 회복이 가시화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활개칠 것으로 기대되는 2013년에는 양의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과거 주가흐름을 살펴봤을 때, 주식자산의 투자 메리트가 부각되는 Yield Gap 고점에서 증시의 폭발적 상승국면이 펼쳐졌음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2005년과 2009년의 랠리 역시 Yield Gap 고점에서 출발해 Yield Gap 하락국면에서 마무리 되었다. 벨류에이션 역시도 2013년 시장 상승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2013년 한국증시는 2005년과 같은 뜻밖의 강세장에 대한 기대를 열어 둘 필요가 있다. 당시의 경기 방향은 둔화와 개선을 사이에 둔 안개 속이었지만, 주식자산 가치가 재차 대두되고, 적립식 펀드 열풍으로 대변되는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 없이도 큰 폭의 시장 상승을 시현할 수 있었다.

2013년 글로벌 경기 방향은 뚜렷하게 위로 향해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풀려있으며, 그 방향을 정하지 못해 이리저리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Yield Gap 역시 역사적 고점 수준에 근접하며 한껏 주식투자 메리트를 뽐내고 있는 모습이다. 의외의 강세장을 전망함에 있어 논리의 비약이나 극단적 낙관을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 재정절벽 합의가 시장이 기대하는 수순대로 진행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속도가 현재의 그것과 같이 완만한 상승추세를 유지해도 2005년과 같은 강세장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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