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안전지역으로 분류됐던 미국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유럽을 비롯해 미국산 가금까지 수입할 수 없어지면서 국내 양계농가 회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 전 지역의 살아있는 병아리(닭·오리), 가금, 애완조류 및 계란(식용란·종란) 수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열처리된 닭고기나 알 가공품은 수입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미국 동부 테네시주주에 있는 종계장에서 'H7'형 AI가 발생했다. 해당 농장이 취급하는 닭은 7만3000여마리에 달한다.
앞서 농식품부는 최근 'H5N8'형 AI가 발생한 스페인산 병아리 및 계란 등에 대한 수입을 지난 24일부터 전면 금지했다.
국내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는 지난해 11월 AI 여파를 직격으로 맞았다. 산란계 대부분이 매몰 처분되면서 계란 품귀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농가들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번식용 산란종계와 종란을 수입해 왔다. 이를 부화·사육해 산란계를 다시 키우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에서 병아리를 수입해왔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AI가 발생하면서 지난해부터 수입 대부분이 중단됐다. 여기에 청정국가로 분류됐던 스페인과 미국마저 수입이 불가해졌다.
정부는 당초 미국산 병아리와 종란 등을 수입해 국내 생산기반을 회복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AI 발생으로 불가능해졌다. 현재 병아리와 가금류, 종란을 수입할 수 있는 국가는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로 한정된다. 닭고기는 브라질, 칠레, 필리핀, 호주, 캐나다, 태국에서만 수입할 수 있다.
농식품부는 AI가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외여행 중 축산농가와 가축시장 방문을 자제하고 가축과 접촉하거나 축산물을 가져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특히 축산업 종사자는 출입국 시 공항과 항만 입국장 내 동물 검역기관에 반드시 자진 신고하고 소독조치에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산 가금 수입 전면금지로로 인한 닭고기 및 계란의 가격은 변동 사항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기준 닭고기(1kg)의 가격은 5406원으로 1년 전(5560원)과 비교해 조금 저렴하고 한 달 전(5045원)보다는 소폭 인상됐다.
계란(30구)의 경우 가격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기준 계란 1판의 가격은 7300원이다. 한달 전 8466원, 일주일 전 7490원, 3일 전 7311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5081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43.6% 비싸다.
